유엔과 국제 인권단체들이 호주의 난민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호주의 이민정책 총책이 많은 난민을 "글도 모르고 간단한 셈도 못하는 사람들"로 지칭해 구설에 올랐다.
피터 터튼 이민장관은 17일 밤 스카이 뉴스 방송에 출연, 야당의 난민 수용자 수 대폭 확대 공약을 반박하는 자리에서 이런 내용의 외국인 혐오성 발언을 늘어놓았다고 호주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오는 7월 2일 상하원 선거를 앞둔 호주에서는 활발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연간 난민 허용자 수와 관련해 주요 야당인 노동당은 현행 1만3천750명에서 10년 내 2만7천 명으로, 녹색당은 연간 5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더튼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난민들의) 많은 수가 영어는 물론 자신들의 모국어로 간단한 셈을 못하고 글도 못 읽는다"며 "이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호주의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 분명하고, 다수는 실업상태에서 의료혜택 등을 받아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를 보기 좋게 꾸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더튼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난민과 우리의 위대한 이민사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전직 이민장관 출신인 노동당의 크리스 보웬 의원은 "호주에는 수십만명의 난민이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다"며 이들로 인해 호주가 큰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녹색당의 세라 핸슨 영 상원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더튼을 "외국인 혐오자"라고 맹비난하면서 "보호처를 찾아 우리나라에 오는 사람들에 대한 (집권) 자유당의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줄리 비숍 외무장관은 난민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 경우 재정착 비용이 늘어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라며 더튼 장관을 옹호했다.
호주 사회서비스부의 2011년 자료에 따르면 난민들의 75%는 고교 수준, 35%는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호주 ABC 방송은 전했다.
호주 정부는 역외 난민시설 수용자들이 최근 잇따라 분신하거나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이 망명 희망자들에 대한 장기 억류를 강하게 비난해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