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과 선 긋기…"별도 처방해야"

입력 : 2016.05.18 08:47

"정부는 대우조선만 고민하면 된다…다른 두회사는 시장에 맡겨야"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조선 빅3'로 불리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정부의 동시 구조조정 추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적자규모나 부채비율, 회사지분 관계 등에서 대우조선과 크게 다른데도 조선 3사로 한데 묶여 인위적인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데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빅3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납기 지연이라는 공통된 악재 속에 8조5천여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중 5조5천억원은 대우조선이 낸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나란히 1조5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양사의 적자 규모를 합쳐도 대우조선의 영업손실 규모에 훨씬 못 미친다.

올해 1분기에는 이들 3사 중 현대중공업은 3천252억원, 삼성중공업은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으나 대우조선만 또다시 263억원의 적자를 냈다.

재무 건전성 여부의 중요 지표인 부채비율을 보면 대우조선과 두 회사 간에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현대중공업 220%, 삼성중공업 309%인 반면, 대우조선의 경우 7천308%에 달한다.

지금 '사망선고'를 내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높은 비율이다.

대우조선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라는 점에서도 민간기업인 현대·삼성중공업과 구별된다.

대우조선은 1998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6천6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2000년 산업은행이 채권 1조1천700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산업은행 등은 지난해 10월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에 또다시 4조2천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금 중 3조2천억원은 이미 신규 대출과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에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세금으로 연명시킨다면 국민 혈세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현대·삼성중공업까지 함께 망하게 하는 것"이라며 "대우조선과 현대·삼성중공업을 분리해서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대우조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만 고민하면 된다"며 "'빅3 중 나머지 두 회사는 시장에 맡기면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조선·해운업종을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하고 주채권은행을 통해 조선 3사로부터 자구계획을 받아 집행 상황을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등은 인력 감축 방안이 포함된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들에 제출했거나 준비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삼성중공업 두 회사는 자체적으로 수립한 계획에 따라 위기 상황을 스스로 돌파하려 하는데, 왜 정부가 대우조선과 함께 묶어 자구안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며 "현 조선업계의 문제는 대우조선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이미 망했어야 할 대우조선이 살아남아 국책은행을 등에 업고 저가 수주를 함으로써 나머지 회사들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3사에 나란히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00년 이후 16년간 대우조선 살리기를 해왔으나 실패했다. 이제는 시장의 논리에 따르게 해야 한다. 다 살리려다 보면 다 죽을 수 있다"며 "대우조선과 현대·삼성중공업을 분리해서 별도 처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