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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中실크로드박람회' 첫 참가…호랑이 그림·산삼 판매

입력 : 2016.05.13 16:10

홍보부스 12개 설치…"대형 호랑이그림은 1천700만 원" 부르기도
판매직원 대다수 중국어 못해…'긴급외화벌이' 목적 등 추정


▲ '실크로드 박람회'에 설치된 북한기업들의 홍보, 판매부스. 북한 판매원은 우측 벽에 걸린 호랑이 그림의 가격을 묻자 '10만 위안'을 제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국의 적극적인 대북제재 동참으로 북중 경제협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중국 내륙지역에서 개최된 국제무역박람회에 이례적으로 북한이 참가해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북중 접경 도시에서 중국과 공동으로 경제무역, 문화관광 박람회를 개최해온 바 있지만, 한국을 포함해 수십 개 국가가 동시 참가하는 국제무역박람회에 '얼굴'을 내민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와 상무부, 무역투자촉진센터(CCPIT) 공동 주최로 13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에 있는 취장(曲江) 전시장에서 개막한 '실크로드 박람회'에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45개국 기업이 참가했다.

북한은 이날 한국 기업들의 부스가 대거 포진한 곳에서 전시장 중심부에서 5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모두 12개의 부스를 설치하고 상품들을 전시했다.

주로 선보인 제품은 회화그림, 고려산삼, 개성 고려인삼차, 개성 고려자연인삼, 해삼, 간보호제, 담배, 의약품 등이었다.

가격대는 산삼이 3천600위안(약 64만여 원), 해삼 250g당 600위안(약 1만 7천여 원), 인삼 100g당 150위안(약 2만 6천여 원), 담배('대여명') 1세트 200위안(3만 5천여 원) 등이었다.

특히 가로 4m, 세로 1.5m 정도 되는 대형 호랑이 그림의 가격을 묻자 10만 위안(1천700여 만원)을 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람회 참여 업체는 조선송도원무역회사, 조선상명무역총회사, 조선장생합작회사, 조선압록강무역회사, 조선백호무역회사, 오병신기술교류사, 조선우표사, 조선건강합작회사, 대성산무역회사, 토성기술합작교류사 등으로 대부분 인삼, 꿀, 의약품을 파는 기업들이었다.

이번 박람회의 북한 측 기획사로 보이는 조선국제전람사는 부스 배경에 "독일, 이탈리아 등과 함께 평양에 자회사를 설립했다"는 선전문구도 붙여왔다.

북한 기업들의 판매부스는 상당히 외진 지점에 있어 관람객들로 크게 붐비지는 않았지만, "어, 조선(북한)이네" 하며 호기심 섞인 표정으로 판매상품을 보러오는 이들이 꽤 있었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북한 여성 두 명이 부스를 찾은 중국인들에게 열심히 상품을 홍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30명 안팎에 달하는 전체 북한 판매원은 이들 두 여성을 제외하면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일부 남성 판매원은 중국인 관람객들이 가격을 묻자 더듬더듬 손가락을 세며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된 배경과 과정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여파로 해외 외화벌이 기업들의 현지 경영이 급격히 악화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북한 당국은 최근 해외에 진출한 외화벌이 기업들이 '할당 금액'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르자 새로운 영업전략을 모색하고 판매 루트를 개척하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양측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 찾기에 나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 기업들의 국제무역박람회 참가는 북중 당국의 '교감'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이번 박람회가 발개위, 상무부 등 중국의 중앙 경제부처들 주도로 열렸기 때문이다.

중국 서북지역 최대 규모의 국가급 경제행사인 이 박람회는 작년까지는 '중국 동서부 투자무역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열렸다가, 올해부터 중앙정부의 비준을 거쳐 '실크로드 박람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와 관련, 시안 지역의 한 경제소식통은 "북한이 이 전시회에 참가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주최 측에 문의한 결과, 중국이 초청한 게 아니라 북한이 먼저 오겠다고 신청을 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카자흐스탄과 함께 이번 박람회에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한국은 1천㎡ 규모 전시장에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 화장품, 패션의류, 의료 등 모두 56개 기업부스를 설치해 초라한 북한지역 판매부스와는 큰 대조를 이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