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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자녀 결혼에 1억 3천"…노후자금 절반 쓴다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5.13 11:26|수정 : 2016.05.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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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자녀들 결혼할 때 경제적으로 얼마나 지원을 해주는지 이걸 조사를 해봤더니 부모님들이 노후에 쓰려고 모아둔 돈이 있을 것 아닙니까, 여기서 절반 이상을 결혼하는 데 다 지원을 해준다고 해요.

<기자>

우리나라 보통 은퇴세대가 은퇴 자금으로 한 2억 원 조금 넘게 준비를 하는데, 조사를 해봤더니 최근 한 5년 사이에 자녀 2명을 시집 장가보낸 부모들한테 물어봤더니, 이 돈 중에 55%를 결혼비용으로 내줬다.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아들 둘을 최근에 보내신 분을 저희가 찾았는데, 자녀들이 바지런하게 나름 결혼비용을 모으기는 했지만, 그래도 힘들더라.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얘기를 한 번 직접 들어보시죠.

[강훈구 : 그래도 우리 애들은 자기들이 한 70%는 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도와준 건 한 30% 정도는 도와줬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도 30%라도 해도 그 돈은 꽤 됩니다. 그래서 참 노후준비 안 된 상태에서 아이들 결혼시키다 보니까, 노후 준비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70%나 준비했다니 부럽다." 오히려 이런 부모님들도 많으실 거에요. 그래서 못한 분들 보면 한 보험사가 조사를 해보니까, 자녀 두 명 결혼시키는 데 한 1억 3천 쓰더라, 딸은 한 4천 쓰는데 아들은 집 때문에 9천만 원이 넘어가는 걸로 조사가 됐습니다.

이걸 어떻게 마련했나 조사를 해보니까, '통장 톡톡 털었다.'가 93%고요, 그걸로 부족해서 10%는 빚까지 내고, 5%는 살던 집을 팔았습니다.

빚내고 집 팔고 나면 그다음은 답이 없지만, 내가 책임져야지 어떡하냐 이런 거죠. 그래서 응답자의 75%가 부담스럽더라, 그리고 30%는 결혼시키고 나서 경제적으로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다. 이렇게 응답을 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참 미안해지는 통계인 것 같은데요, 또 이 조사결과도 그렇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노년세대가 소비를 많이 줄였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이건 다른 연구소인데, 기대수명이라는 말이 있거든요. 우리가 몇 살까지 살 걸로 기대하느냐인데, 지금 우리가 여든두 살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반년씩 또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아까 봤던 부모세대들은 젊을 때 잘 노후준비를 했어도 수명이 확확 늘어나니까 더 빠듯할 텐데, 준비가 부족한 분들은 특히나, 저렇게 자녀들 시집, 장가보내면 안 되니까 씀씀이를 확 줄이는 쪽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 갈수록 이게 더 심해질 걸로 예상이 됩니다.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이찬호 : 나이는 먹어가고요. 경제력은 애들한테 타 써야 하니까 아무래도 아껴서 써야 할 거 같아요.]

정리하자면 모아 놨던 돈 반쯤 털어서 자녀들 결혼시키고 나서 보니까, 은퇴 후에 삶이 갈수록 길어져서 대책이 잘 안 서더라, 이게 노년세대의 현재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저만 해도 지금 당장 나 먹고 살기 힘들어서 부모님께 제대로 못 해 드리고, 나중에 또 나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아이들에게 잘 해주지 못할 것 같은데, 답이 없을까요?

<기자>

이게 개개인이 답을 내기는 사실 힘들고요, 노년세대들에게 일자리를 주거나 하는 건 당연한 대책이고 또, 한가지는 전·월세 부담 줄여주는 방안이 자녀나 부모세대 모두에게도 해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제 나온 다른 조사결과 또 하나 보시면, 혼자 사는 1인 가구 1천 명한테 물었는데, 경제적으로 제일 부담스러운 게 뭐냐고 물었더니 역시 주거비를 꼽았거든요.

아까도 결혼 자금 중에 주거비 때문에 돈 많이 드는 게 많았는데, 결국은 전·세가 갈수록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어서 누구 할 것 없이 다 부담을 느끼거든요.

주거비 부담을 특히 젊은 세대에 줄여준다면 아들 둔 부모라든가 결혼비용 좀 아끼고 1인 가구인 노후세대도 많은데 자체 부담도 줄일 수 있고요, 이런 큰 틀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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