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약 170㎞ 떨어진 남부국가민족주 구라게존의 수원지.
세 아이의 엄마 파티마 수렐(30)은 물을 뜨기 위해 1갤런(3.8ℓ)짜리 물통 두 개를 들고,등에는 두 살배기 아들을 업고, 2시간을 걸어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하루 약 8시간을 걸어 그녀가 확보하는 물은 고작 15.1ℓ.
한국인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인 280ℓ의 1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수렐네 다섯 식구는 이 물로 목을 축이고, 밥을 짓고, 아이들을 씻깁니다.
일대 주민들의 상황은 수렐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국민 대부분(80%)을 차지하는 농촌 지역의 안전 급수 사용률은 49%에 그칩니다.
열악한 급수 환경에 매년 40만명 이상이 수인성 질병의 하나인 설사로 숨을 거둡니다.
정부의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840만달러(약 98억원)를 들여 구라게존 식수 위생 환경 개선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일대에 총 170㎞ 상당의 급수 파이프를 설치해 163개 공용급수대를 보급하고, 보건소와 학교에 각각 27개의 급수 시설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공사는 내년 하반기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업이 안정화되면 구라게존 수자원국에 시설 운영·관리를 넘길 계획입니다.
KOICA는 이 사업을 통해 주민 7만3천명에게 1인당 매일 10ℓ의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러운 물 뿐만 아니라 비위생적인 화장실이 설사를 유발하기 때문에 KOICA는 이 지역에서 화장실 개선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보통 길거리에서 배변하거나 1m 안팎의 구덩이를 파서 만든 화장실을 이용하는데,비가 많이 오면 오물이 넘치는 데다 별도의 차단 장치가 없어 파리가 드나들기 쉽습니다.
KOICA와 함께 이 사업을 맡은 글로벌발전연구원의 권현진 연구원은 "주민들에게 위생적인 화장실의 중요성을 알리고 스스로 화장실을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수원지에서 최소 30m 이상 떨어진 곳에 2.5m 이상의 구멍을 파 화장실을 만들도록 권고하는데,이는 비가 와도 오물이 넘치지 않는 깊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OICA는 화장실 개선 사업을 통해 설사 발생률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사업 내용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입니다.
(사진제공=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