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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조성호는 얼굴공개, 원영이 부모는 비공개…왜?

입력 : 2016.05.12 10:16|수정 : 2016.05.12 11:51

* 진행 : SBS 한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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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함께 살던 동료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훼손해 유기했던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성호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검거 뒤에 조성호의 얼굴과 실명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신상정보 공개하는 게 맞느냐, 한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해야 하느냐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와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하정 기자 어서 오십시오.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 논쟁 어떻게 시작된 건지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아시다시피 조성호는 자신이 살해하고 훼손해 유기했던 시신이 발견된 지 4일 만에 검거가 됐습니다. 인천에 있던 자신의 집에서 긴급체포됐고, 그 뒤에 바로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기도 안산 단원경찰서로 압송이 됐는데요.

보통 경찰서로 붙잡혀오는 피의자들이 모자나 마스크 또는 점퍼 같은 윗옷을 뒤집어 쓴 것과 달리 조성호는 자신의 두 손으로만 얼굴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아무 물품도 제공하지 않은 건데요.

긴급체포 직후 열린 신상정보심의위원회에서 조성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얼굴과 실명, 나이와 같은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이때 함께 나온 지침에 따라 얼굴을 굳이 가리지 않았다. 이런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얼굴이 공개됐는데 이런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얼굴은 평범한 30대 누구와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경찰이 이렇게 결정한 이유 뭘까요?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조성호와 같은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건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줄여서 특강법에 기초합니다. 네 가지 요건을 갖추면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데요.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의자가 그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피의자의 재범 방지나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 또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닐 때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경찰은 단원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조성호의 경우가 이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고 봤고요. 구속 영장 발부 뒤에 조성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경찰서로 조성호가 압송될 때부터 얼굴은 공개됐던 거 아닌가요?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이 사실상 조성호의 얼굴은 긴급체포 직후부터 언론에 공개한 셈인데요. 사실 구속영장이 발부돼야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기준이 앞서 말한 특강법에 명문화 돼 있지는 않습니다. 경찰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이 기준을 임의로 정한 겁니다.

그래서 조성호가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받으러 체포 이틀 뒤 경찰서에서 법원으로 갈 때 얼굴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전국에 노출됐는데도 이름은 공개되지 않는 뭔가 어색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당시에 생방송 뉴스를 보면서 경찰이 사실상 얼굴은 공개했어도 구체적인 실명과 나이는 공개하지 않았으니 이 얼굴을 다시 모자이크 처리해서 가려야 하나.

아니면 이미 경찰이 얼굴을 공개한 거니 그대로 방송을 하되 이름을 조모씨처럼 또 다시 익명으로 처리해야 하나. 만에 하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경찰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결정했던 구속영장 발부 뒤 신상정보 공개 이런 방침은 다 무효가 되는 건가. 이런 혼란도 있었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 신문을 한지 한 시간 반 뒤에 영장은 발부가 됐고요 경찰은 조성호의 이름과 나이를 마저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형평성 논란도 있었죠. 최근에 있었던 아동학대범죄 원영이 사건의 부모는 왜 신상공개하지 않느냐. 이런 의견들도 있었어요?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조성호의 얼굴이 공개된 뒤에 그 소식을 알리는 뉴스에 가장 많이 달린 댓글 중에 하나가 왜 원영이 부모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7살 난 원영이를 끔찍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친부와 계모도 그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경찰은 우선 원영이 사건은 또 다른 법인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정도 비밀을 준수해야 하는 점이 있어서 조성호 사건과는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두고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해명을 내놨습니다.

비단 원영이 사건뿐 아니라 각종 강력사건들이 언급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던 와중에 그제 광주에서 또 다른 사건이 터졌습니다. 어버이날에 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40대 남매가 시민으로서 당당하다면서 얼굴을 가리지 않겠다, 신상정보를 공개해도 괜찮다고 나선 겁니다.

경찰이 이들에게 모자와 마스크를 제공했는데도 이들이 스스로 신상정보 공개를 원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몰려있던 취재진의 카메라에 이들의 얼굴이 잠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취재진들이 촬영한 영상에 모자이크를 해달라면서 경찰이 취재진에게 부탁을 하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경찰은 이들 남매가 원해도 공개하지 않겠다는 그런 입장이군요?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네. 우선 아버지를 살해한 이 남매에 대해서는 경찰이 일단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우선 구속영장 발부 이후라는 조성호의 경우에서 적용된 시기상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는 주체가 피의자 본인이 아니라 수사기관이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경찰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립니다. 신상정보 공개 논란의 본질은 인권침해 여부인데 본인이 원하는 거라면 인권침해가 아니지 않느냐. 공개를 해도 무방한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있고요. 피의자 본인이 아닌 수사기관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결정하는 것일뿐더러 재판에 넘겨지기 전의 단계라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9일 간담회를 통해서 조성호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특강법에 열거된 죄 중에서도 어떤 범행일 때,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까지의 정보를 공개할 지에 대해서 지금은 그때 그때 열리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결정을 하지만 이제 이에 대한 경찰 차원의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시민들은 대체로 신상정보 공개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여전히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고요. 관련한 여론도 조사결과도 있었다면서요?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5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응답자의 87.4%가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에 찬성한다고 밝혔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8.9%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엄정한 수사와 재판으로 피의자에 대한 처벌이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피의자의 재범방지와 범죄 예방을 위해 이런 신상정보 공개의 취지가 나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신상정보 공개에서 비롯되는 피해도 적지 않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는데요. 조성호의 경우에는 범행 직후 자신의 SNS에 태연하게 인생계획을 올렸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그 부작용이 더 커졌습니다. 공개된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이른바 신상 털기가 시작된 겁니다.

조성호가 범행을 저지르기 전 과거에 SNS에 올렸던 개인 사진과 다녔던 학교, 운영했던 업체 이런 것들이 낱낱이 파헤쳐졌고요. 여자 친구와 갈등이 있었다는 개인사나 여자 친구로 추정되는 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조성호의 SNS게정은 지금 폐쇄됐는데요.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 이틀 뒤 이미 공개된 정보 외에 가족이나 주변인 등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모욕적인 글을 게시할 경우에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의 혐의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보면 신상정보 공개와 신상 털기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데요. 단순히 인과응보적인 처벌의 관점에서 신상정보 공개를 바라보거나 아니면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속출하는 일이 없도록 이번 조성호 사건을 계기로 모두가 고민을 해볼 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뚜렷한 기준 마련은 꼭 좀 필요해 보입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SBS 사회부 박하정 기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SBS 박하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