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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없애자' 무면허 음주사고 내고 차 바다에 빠뜨려

입력 : 2016.05.10 18:12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자 차량을 바다에 빠뜨려 증거를 없애려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41)씨는 10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 운전대를 잡았다.

울산시 남구 장생포에 있는 집으로 가던 김씨는 오전 5시께 길가에 주차된 모닝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김씨는 현재 자신이 무면허 상태라는 점을 깨닫고 덜컥 겁이 났다.

그는 지난해 5월 무면허 운전을 하다 적발됐고, 아직 벌금도 내지 못한 상태였다.

가중처벌을 걱정한 김씨는 과감하면서도 황당한 결심을 했다.

그는 집 가까이에 있는 장생포항 어선부두까지 이동해 차를 세웠다.

변속기를 '주행(D)'에 놓은 채 시동을 끄고 내린 뒤, 차를 뒤에서 바다 쪽으로 밀었다.

생각보다 차가 밀리지 않자 주변에 보이는 보도블록 3장을 가속페달 위에 얹어보기도 했다.

차에 시동이 꺼진 상태여서 무의미한 시도였지만, 김씨는 그런 판단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였다.

김씨는 5시 10분께 차를 바다에 빠뜨리는 데 성공하고 즉시 자리를 떴다.

그러나 이 광경을 지켜본 목격자가 울산해양경비안전서에 신고했다.

울산해경은 즉시 수중 수색을 했으나, 차 내부와 트렁크 등에는 사람이 없었다.

운전석 창문은 열린 상태였고, 차 앞부분 펜더가 파손된 점이 확인됐다.

사건을 인계한 울산 남부경찰서는 차적조회 결과 사고 승용차가 대포차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유주를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차 안에서 나온 통장이 단서가 됐다.

경찰은 승용차 사고경력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통장 주인과 같은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다.

김씨였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김씨 집을 찾았으나, 김씨는 없었다.

경찰은 역시 집에서 멀지 않은 김씨의 직장을 찾아가 오후 3시 30분께 숙직실에서 자고 있던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다.

검거 당시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 수준이었다.

경찰은 위드마크 공식을 활용해 이날 새벽 김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를 산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무면허운전 적발 전력이 있어 가중처벌이 두려운 데다 승용차도 소유주를 추적하기 어려운 대포차여서 차를 아예 없애려고 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장생포항은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고 범행 시간도 깊은 밤이 아니어서 쉽게 들켰다"고 밝혔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