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이번 연휴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오랜만에 한 식탁에 마주 앉아서 맛있는 밥도 함께 먹고 그동안 못했던 밀린 이야기도 좀 나누셨는지요?
가족이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호건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통계청이 2016년 청소년 통계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전체 청소년의 60%는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느끼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하루 평균 공부시간이 초등학생도 5시간 24분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그러다 보니 수업 시간까지 합친 총 학습 시간으로 따지면 초등학생이 대학생보다도 많았습니다.
요즘 조기교육 열풍에 어릴 때부터 음악이나 미술, 태권도 등 각종 예체능 교육을 열심히 시키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
그래서 사교육에 있어서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물론 고등학생이 월등히 높았지만, 참여율로 봤을 땐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을 제치고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바쁜 일정 때문에 청소년들이 주중에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적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대화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1시간도 안 된다는 청소년의 비율은 무려 63.2%나 됐습니다. 게다가 매일 부모와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는 청소년도 37.5%에 불과해 10명 중 4명이 채 안 됐습니다.
[(대화를 아버지하고 많이 하세요? 어머니하고 많이 하세요?) 엄마요. (아버지께서) 일찍 오시는 날에는 많이 하는데, 야근이 많으셔서 거의 못 뵈고, 그런 거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교통사고였지만, 2007년부터는 자살이 1위로 역전한 뒤 줄곧 이 추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숨지는 청소년이 많은 것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청소년이 많다는 건 훨씬 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죠.
그런가 하면 청소년들의 장래희망도 예전엔 대통령이나 과학자 등등이 주로 나왔던 것 같은데 요새는 공무원이 1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직장같이 너무 현실적인 조건만 따지도록 만든 책임도, 또 사회와 관계를 단절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 책임도 모두 어른들에게 있습니다.
연휴라고 어디 멀리 여행을 가는 것보다 중요한 건 평소 청소년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을 잘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일일 겁니다.
▶ [취재파일] 어렸을 때부터 '헬조선'?…고달픈 청소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