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이민자인 이보은 순경. 2004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귀화한 뒤 경찰공무원시험에도 당당히 합격한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
늘 바쁘지만 이 순경은 틈만 나면 휴대전화로 통역자원봉사를 합니다. 통역자원봉사 단체인 bbb코리아를 통해 통역이 필요한 사람과 전화로 연결돼 봉사를 합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말 안 통해 힘들어하는 베트남 동포들을 도울 수 있어 이 순경은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번은 한국인에게 막 시집 온 베트남 여성과 신랑의 가족들 사이 통역을 맡았을 때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말 한 마디 안 통하는 가운데 신랑 여동생은 "우리와 가족이 돼줘서 너무 고마워요. 어서 친자매처럼 지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잔뜩 움츠러들었던 베트남 신부는 수화기를 넘겨 받아 이 말을 전해듣고는 너무나도 기뻐했습니다.
이보은 순경은 "감정을 그대로 전하려고 늘 애써요. 통역 봉사를 하다보면 이렇게 저도 감동 받아 행복할 때가 적지 않죠"라고 말했습니다.
통역 재능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단체 비비비(bbb)코리아(회장 유장희)가 ‘2016 bbb 신규자원봉사자’를 모집합니다. ‘bbb 자원봉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휴대전화와 외국어 능력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재능기부형 통역봉사활동입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통역 자원봉사자는 약 4천 3백 명. 작년 한해에만 8만 건의 통역요청을 소화했습니다.
통역 자원봉사는 말이 안 통해 힘들어하고 소외 받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행복을 전하고 있습니다.
bbb운동을 창안한 이어령 bbb코리아 고문은 "외국인들이 bbb 덕분에 구급 환자들이 생명을 구했다는 사례를 듣습니다. 인슐린이 떨어져 애쓰던 분이 생명을 구하기도 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통역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은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아주 달라집니다. 우리가 흘려준 덕을 다음에 외국에 나가는 2~3세들이 반드시 되돌려 받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역이 필요한 사람이 bbb 대표번호(1588-5644)로 전화를 걸면 24시간 언제든 bbb 자원봉사자의 휴대전화로 연결돼 무료통역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bbb 자원봉사 서비스는 전화가 연결되는 곳이면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의 경우 ‘bbb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bbb 자원봉사자에 더욱 빠르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작년에 접수된 통역요청 유형을 보면, 생활안내가 21%로 가장 많고 사건사고 관련이 14%, 길안내가 13%, 진료안내가 10%로 뒤를 이었습니다.
‘bbb 자원봉사’의 bbb는 'before babel brigade'의 약자. 모든 인류가 하나의 언어로 소통했던 바벨탑 이전 시대(before babel)로 돌아가는 군단(brigade)을 뜻합니다. 언어의 벽을 넘어 소통의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bbb 자원봉사’는 2002년 처음 시작된 이후 현재 약 4,3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휴대전화를 통해 전 세계 19개 언어 통역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언어 재능 나눔에 뜻이 있는 만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거주자는 누구나 신청가능하며, 모집 언어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폴란드어, 터키어, 스웨덴어, 태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몽골어, 인도어(힌디어), 말레이시아어 등 19개 언어입니다. 5월 13일까지 bbb 코리아 홈페이지(https://www.bbbkorea.org)를 통해 지원하면 됩니다.
비비비(bbb)코리아 최미혜 사무국장은 “bbb 코리아가 진행하는 봉사활동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유일의 재능기부 형태의 통역자원봉사이다”라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의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통역서비스로 불통을 해결하고 한국의 정을 알리는 뜻 깊은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