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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창구직원이 먼저 특정 투자상품 가입권유 못한다

표언구 기자

입력 : 2016.05.03 14:18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보다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히더라도 금융사 창구직원이 먼저 펀드나 주가연계증권 같은 특정 투자상품을 골라 권유할 수 없게 됩니다.

금융감독원은 오늘(3일)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자본시장 불합리 관행 개선 및 신뢰 제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투자 경험이 부족한 보수 성향 고객에게 고위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권하는 금융권의 잘못된 판매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투자성향 부적합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주부터 각 금융사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고객의 투자 성향보다 높은 위험 등급의 상품을 판매할 때 준수해야 할 절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담겼습니다.

지금껏 금융권에서는 고객이 자기에게 맞지 않는 높은 위험 등급의 금융상품을 스스로 산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부적합 금융투자상품 거래 확인서'만 받으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자본시장법상의 '적합성 원칙'에 따르면 금융사는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금융상품을 팔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 확인서가 사실상 면죄부 역할을 해 줌으로써 금융사가 별다른 제약 없이 위험상품 투자 권유를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금감원이 작년 진행한 검사 결과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4개 시중은행은 작년 상반기에 19조1천억원어치의 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을 팔았는데 확인서를 받고 판 비중이 과반인 52.4%에 달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고객이 확인서를 썼어도 창구 직원이 특정 금융상품을 먼저 권하지 못하도록 구체적으로 규정했습니다.

금융사는 앞으로 자기 성향보다 높은 위험 등급의 상품을 사려고 하는 고객이 있어도 판매 상품의 목록만을 수동적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만일 고객이 이 목록에서 펀드나 주가연계증권 등 특정 상품을 찍어 물으면 그때 해당 상품의 수익률과 투자 대상 등 관련 정보를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금융위와 협의해 고객의 성향보다 높은 위험 상품을 파는 금융사의 행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자본시장법에는 '적합성 원칙'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민사적 책임을 가리는 데만 도움이 될 뿐 이를 어겼을 때 부과되는 행정적 제재나 형사적 처벌 규정은 없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