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전(前) 하원의장이 원색적 표현으로 같은 당의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를 비판했다.
스탠퍼드대 교내 신문 스탠퍼드 데일리에 따르면 베이너 전 의장은 27일 저녁(현지시간) 이 대학에서 데이비드 케네디 명예교수와 대담을 하면서 "방송이 되고 있지 않으니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며 대선주자들에 관한 의견 요청을 받았다.
베이너 전 의장은 크루즈에 관한 질문을 받자 얼굴을 찡그려 청중의 웃음을 유도한 후 "육체를 입은 루시퍼(악마·Lucifer in flesh)"라고 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베이너는 "나는 민주당 친구들도 있고 공화당 친구들도 있다. 나는 거의 모든 사람과 잘 지내지만, 내 평생 그보다 더 심한 ×××(son of a b****)와는 함께 일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여러 해 전부터 함께 골프를 쳐 왔으며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texting buddies)라고 설명했다.
베이너는 남은 공화당 대선주자 3명 중 최하위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 대해 "다른 모든 친구보다 내 입장에서 (친교관계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여전히 내 친구이며 나는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베이너 전 의장은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주자가 된 데 대해 놀라움을 표현했으나 트럼프가 대통령 후보 지명자가 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그럴 경우 트럼프에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크루즈에 투표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베이너는 민주당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에 대해 모든 이슈에 대해 자신과 의견이 다르지만 좋은 사람(nice guy)이며 대선에 뛰어든 주자 중 가장 정직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베이너는 대담 도중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말투를 흉내 내면서 "오 나는 여자예요, 저 찍어 주세요"(Oh I’m a woman, vote for me)라고 말했으며, 이에 대한 청중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스탠퍼드 데일리는 전했다.
베이너는 조금 뒤 자신이 힐러리 클린턴을 알게 된 지 25년이 됐으며 매우 뛰어나고 똑똑하다(very accomplished and smart)고 평했다.
베이너는 2011∼2015년 하원의장을 지냈다. 그의 의장 재임 기간 중인 2013년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베이너 의장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내 강경파를 이끌고 예산 관련 법안의 통과를 저지해 13일간 연방정부 부분업무정지(셧다운)를 일으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