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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관 사칭' 11억 원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

김광현 기자

입력 : 2016.04.26 10:34|수정 : 2016.04.26 11:08


검찰과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검찰 수사관 등을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11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보이스피싱 국내 총책 20살 이모 씨 등 18명을 구속했습니다.

이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중국 대련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거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고 속여 67살 권모 씨 등 34명으로부터 11억 3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보이스피싱 수법은 검찰을 사칭하는 '검찰팀'과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금융기관팀'으로 분리돼 진행됐습니다.

검찰팀은 피해자에게 전화해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즉시 계좌의 잔고를 금융감독원이 개설한 안전계좌로 보내야 한다"고 속였습니다.

이어 피해자의 모든 예금액을 다른 계좌로 옮기도록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이 계좌는 금융기관팀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로부터 끌어모은 계좌였습니다.

계좌 소유자들은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 실적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속아 계좌에 입금된 돈을 찾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넘겨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에 100만원 이상 돈이 입금되면 30분 동안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돈을 찾을 수 없도록 하는 지연인출제도가 도입되자, 통장 소유자가 은행 창구에서 직접 돈을 찾게 하는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이 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과 국내 총책을 비롯해 은행에서 돈을 찾는 인출책, 이를 총책에게 전달하는 수금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에 붙잡힌 피의자들은 10대 8명을 포함해 대부분 20∼30대 미취업자였습니다.

총책 이씨의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고액의 취업을 알선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중국 현지에서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7명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노세호 충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중국에서 입국하지 않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인터폴과 함께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화금융사기를 암시하는 구인 광고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