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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공무원 해석에 왔다갔다하는 '맥주보이' 운명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4.22 10:56|수정 : 2016.04.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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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혹시 이 맥주보이라고 들어 보신 적 있나요? (맥주 파는 사람인가요?) 맥주 파는 사람 맞고요, 야구장 같은데 가면 등에다 생맥주 짊어지고 다니면서 한 잔씩 파는 사람들을 맥주보이라고 하는데, 이게 갑자기 생뚱맞게 얼마 전부터 경제 쪽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데 무슨 일이죠?

<기자>

주말에 야구장 같은데 가족이니 친구들이랑 가서 피자나 치킨 같은 것 시켜놓고, 물론 애들은 안됩니다. 어른들끼리 맥주 한잔 하면서 즐기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는데, 한 열흘 전부터 야구장에서 속속 이 맥주보이들이 사라지면서 논란이 시작됐어요. "국세청이 맥주보이가 불법이다." 이래서 못하게 했거든요.

<앵커>

어떤 면이 맥주보이가 불법인가요?

<기자>

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인데, 현행법상 술은 식당이면 식당, 술집이면 술집, 딱 정해진 장소에 들어가서만 먹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돌아다니면서 맥주보이는 맥주를 파는 거잖아요. 지금 보시는 저건데, 그래서 법상 불법이라고 저걸 해석을 한 거에요. 그런데 논란이 일어난 거죠.

미국하고 일본 야구장은 다 저렇게 하는데, 그리고 "뭐 부어라. 마셔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런 걸 막냐." 이런 논란이 불거지니까, 어제(21일) 국세청이 "아, 법전을 다시 좀 놓고 해석해봤더니, 식당에서 맥주 시키면 종업원이 자리까지 갖다 주듯이, 야구장도 야구장도 하나의 큰 식당으로 보면 그 안에 들어왔으면 손님이라고 보고 팔아도 되겠네요." 이러면서 맥주보이 다시 허용, 이렇게 다시 나온 겁니다.

그런데 다시 논란이 불거진 게 그런 식으로 하면 치킨집에서 치킨 시키고 생맥주 같은 거 저렇게 보내주는 것 있잖아요. 그것도 그럼 불법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왔더니 이번엔 또 "아, 그것도 불법은 맞는데, 사람들이 불편하다고 하니까, 그럼 국민 편의 차원에서 눈 감고 허락하는 쪽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입장이 바뀌었는데 궁금증이 더 커지는 게 그러면 야식집 족발 시킬 때 소주 한 병 갖다 주고 그러잖아요. 그러면 중국집 탕수육 배달 때 고량주 오고, 이건 불법일까요? 합법일까요?

<앵커>

이거 치킨집이랑 똑같으니까 결국, 공무원 마음 아닌가요?

<기자>

해석하는 공무원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결국 달라질 수밖에 없는,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 경제 규제가 이런 식인 게 많습니다.

법 규정을 놓고 해석하는 공무원이 "합법" 이러면 합법, "불법" 이러면 불법, 이렇게 되니까 잡음이 끊이질 않는 건데, 법과 시스템대로 좀 해석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닌가, 맥주보이 논란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앵커>

그리고 이제 주말이 다가오고 있는데,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에 하나가 영화관이잖아요. 그런데 영화 요금이 또 은근슬쩍 오른다고요?

<기자>

업계 1위 CGV는 이미 머리를 써서 올렸는데, 2위 롯데시네마가 이렇게 보고 있다가 "저런 방법도 있네." 다른 방법으로 해서 값을 올리게 됐습니다.

CGV는 앉는 자리에 따라서 요금을 다르게 받는 방식인데, 앞자리는, 지금 보시는 대로 1천 원 깎아주는 대신에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중간부터 뒷자리는 1천 원을 올려서 1만 1천 원을 받고 있어요.

보통 가면 저 자리에 앉아야 영화가 잘 보이니까, 당연히 1만 1천 원짜리 표를 사게 되잖아요. 어지간하면, 롯데시네마가 다음 주부터 하겠다는 방법은 시간으로 나누는 겁니다.

예를 들면 오늘 같은 날 주 중에 오후 1시 전에 가면 2천 원을 깎아서 7천 원에 주겠다. 좋게 들리잖아요.

그런데 대신 주말에 가장 손님이 많이 오는 오후 1시부터 밤 11시까지는 2천 원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여기도 1만 1천 원.

결국은 대부분 손님이 주말 오후에 가니까, 결국 요금을 올린 셈인데, 차라리 그냥 정정당당하게 "1만 1천 원으로 올리겠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이러면 논란이 벌어질 것 같으니까 저렇게 꼼수로 좋은 자리, 좋은 시간에 값을 올리는 방법을 쓰는 건데, 서민들 몇 안 되는 여가활동 중에 하나가 극장가는 건데, 저런 식으로 하면 좀 화가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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