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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달러에 흑인 여성 낙점, 오바마식 역사바로 세우기?

입력 : 2016.04.22 11:28

* 대담 : SBS 워싱턴 정하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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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글로벌 뉴스 오늘은 워싱턴으로 가봅니다. 정하석 특파원!
 
▶ SBS 정하석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미국정부가 달러 지폐에 들어가는 인물을 바꾸기로 했다고요?
 
▶ SBS 정하석 기자:
 
그렇습니다. 새로 도안되는 20달러 지폐 앞면에 들어갈 인물로 흑인노예 해방 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입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미국의 제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의 얼굴이 들어있었는데요. 잭슨 전 대통령은 20달러 지폐의 뒷면으로 밀려났습니다. 미국 달러 지폐의 앞면에 흑인이 들어간 것도 처음, 여성이 들어간 것도 처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해리엇 터브먼,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인물인데요.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주시죠.해리엇 터브먼 (사진=게티이미지)▶ SBS 정하석 기자:
 
19세기에 미국에 살던 흑인 여성. 메릴랜드 주의 한 농장에서 노예로 태어나 20대가 될 때까지 노예로 살았습니다. 터브먼이 20대였던 1840년대 미국은 노예 농장 경제 위주의 남부와 공장 노동자가 필요한 북부의 이해관계가 점점 더 첨예하게 벌어지던 시절이었거든요. 터브먼은 결국 메릴랜드의 노예 농장을 탈출해 북부에서 자유를 얻습니다. 여름과 겨울 북부 지역에서 임금 노동자로 일하던 터브먼은 봄과 가을이면 남부로 잠입했습니다.

노예 농장에 몰래 들어가 노예들의 북부로의 탈출을 인도, 가이드한 거죠. 당시 흑인 노예들은 이런 탈출을 '지하철로'라는 은어로 불렀습니다. 탈출을 인도하는 터브먼을 '차장'이라고 불렀구요, 그리고 탈출 중간 조력자의 집을 '역'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터브먼은 1850년대에 10년 동안 3백 명이 넘는 흑인 노예의 탈출을 도왔다고 합니다. 공장 노동으로 번 얼마 안 되는 돈을 노예 탈출 인도에 쏟아 부었고, 그녀의 도움을 받은 흑인 노예들은 단 한 명도 탈출에 실패하거나 다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흑인 여성 운동가네요. 지금까지 보통 달러 앞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통령이거나 건국의 공로자들인데, 어떻게 흑인 여성이 대통령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들어간 거죠?

▶ SBS 정하석 기자:
 
예, 잘 아시다시피 1달러 지폐에는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5달러에는 링컨 대통령이, 100달러 지폐에는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들어가 있습니다. 20달러 지폐에 들어있던 잭슨 대통령도 건국 초기의 전쟁 영웅이었고 대중 민주주의의 초석을 놓은 정치가로 평가받는 인물이죠. 그런데, 잭슨 대통령의 경우, 대규모 노예 농장을 소유했고, 아메리칸 인디언 원주민을 탄압했던 전력 때문에 과연 지폐에 들어갈 만한 인물이냐는 부정적 여론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이제는 흑인이나 소수 민족, 그리고 여성이 지폐 도안 인물로 들어갈 때가 되었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터브먼 말고도, 새로운 5달러 지폐 뒷면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 그리고 10달러 뒷면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가 5명의 얼굴을 넣기로 했는데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식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새로 도안하는 지폐는 오는 2020년까지 디자인을 확정해 2030년부터 통용될 예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워싱턴 정하석 특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