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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장진호 전투' 전사자 유해,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입력 : 2016.04.21 09:36|수정 : 2016.04.21 16:00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인 북한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숨진 국군 병사의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국방부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보관해온 장진호 전투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고 임병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오늘(21일) 임 일병의 전사자 신원 확인 통지서, 위로패, 유해 수습 당시 관을 덮은 태극기 등을 부산에 사는 임 일병의 조카 임현식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1930년 5월 5일 태어난 임 일병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스무 살의 나이로 미 7사단에 카투사로 입대해 같은 해 12월 6일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장진호 전투는 미군 전사에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 미 해병 1사단은 혹독한 추위 속에서 10배가 넘는 중국군과 사투를 벌인 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줘 흥남 철수작전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적지에서 전사한 임 일병의 유해는 영영 찾지 못할 뻔했으나 북미 합의에 따라 미국이 2000년 북한 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하면서 전기를 맞았습니다.

임 일병의 유해는 장진호 전투 지역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한 미 '합동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사령부'가 찾아낸 유해들에 포함됐습니다.

사령부가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유해를 하와이에 있는 본부로 옮겨 정밀 감식 작업을 한 결과, 임 일병을 포함한 12구의 유해는 아시아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들 유해가 모두 국군 전사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2012년 5월 이들을 한국으로 봉환했습니다.

6·25 전쟁 당시 임 일병이 부산에서 입대한 점을 고려하면 임 일병의 이동 거리는 부산에서 장진호와 하와이를 거쳐 서울에 이르기까지 2만 1천㎞에 달합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하와이에서 봉환한 유해 12구 가운데 김용수 일병과 이갑수 일병 등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을 찾았지만 임 일병의 신원은 귀국한 지 4년 만인 올해 2월에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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