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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소서 자살기도 이주노동자 "진료 요구에 되레 가혹행위"

입력 : 2016.04.20 08:17


"한국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아무도 제 말을 믿지 않습니다"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 중인 우즈베키스탄 국적 A(33)씨는 왜 자살을 기도했느냐는 질문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A씨는 전날 보호실 안 철창에 끈을 묶고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병원에 보내달라는 이유였다.

다행히 A씨를 발견한 외국인보호소 직원이 응급처치하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는 "몸이 좋지 않아 며칠 전 동료가 보는 앞에서 피를 토했는데도 보호소 측이 외부 병원으로 보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개월 동안 두통과 복통을 호소해 온 그는 수차례 보호소 내 의사의 진료를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의사로부터 "그럴 수 있다. 쉬면 나아질 것이다"라는 답변만 얻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A씨는 "보호소 내 의사는 모든 통증에 똑같은 약을 처방해 믿을 수 없다"며 "외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2014년 말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된 이래 8차례 외부 병원 가는 것이 허용됐지만, 역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는 못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몸이 좋지 않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 87㎏이었던 몸무게가 보호소 생활을 하면서 57㎏으로 줄었다"고 울먹였다.

지난해 10월에는 외국인보호소 직원 3명이 병원에 보내 달라는 자신을 가스총으로 위협하는 등 폭행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직원을 경찰에 고소했고, 이 사건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읜 그는 2008년 고혈압을 앓던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겠다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부산 선박 제조 회사에서 일하면서 받은 급여를 어머니 병원비로 꼬박꼬박 송금했다.

2014년 12월 평소 알고지내던 파키스탄인과의 폭행 사건에 연루된 것이 화근이 돼 청주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된 A씨는 다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다.

2013년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 사채업자에게 2천만원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상황이라 본국에 돌아가면 신변이 위험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A씨는 "병원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결혼도 하고 싶다"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외국인 보호소 관계자는 "A씨의 요구대로 8차례나 외부 병원 진료를 받도록 조치하는 등 원하는 것을 대부분 들어줬다"며 "강제 출국을 피하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