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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역습'…보이스피싱 조직 속여 범인 붙잡은 '시민'

입력 : 2016.04.19 11:34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할 뻔한 상황에서 피해자와 피해자 이웃, 은행 직원, 경찰이 합심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붙잡았다.

지난 18일 오전 9시 30분께 이모(79)씨는 경찰을 사칭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개인번호가 유출돼 통장의 돈이 인출될 가능성이 있으니 돈을 모두 찾아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고령이어서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화를 끊지 말고 은행으로 가서 돈을 모두 찾아라"라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쉼없는 닦달에 이씨는 옆집에 살던 농협 전 조합장 한모(76)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전화 내용을 듣고서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직감한 한씨는 이씨에게 조직원을 붙잡을 요량으로 "시키는 대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씨와 함께 인근 은행으로 간 한씨는 은행에 들어서자마자 지점 과장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이씨의 예금액을 인출하는 척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 창구 직원은 경찰에 신고한 뒤 전화기 너머로 조직원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아이고 아버님, 이런 큰돈을 왜 찾으세요"라며 연기까지 했다.

은행으로 출동한 경찰 역시 "찾은 돈을 집 냉장고에 보관하고 집 근처에서 형사를 만나라"는 조직원의 지시를 이씨에게 순순히 따르도록 했다.

사기단을 완벽하게 속이려고 이씨는 집에 들렀다가 조직원의 지시대로 집 밖으로 나왔다.

경찰은 인근에서 서성이다 이씨가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들어간 중국인 동포 최모(28)씨를 붙잡았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19일 절도 미수 혐의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보이스피싱 총책의 뒤를 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