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른 아침부터 청주 강내농협 미호점 3층 '㈜할머니 손맛'에서는 환갑을 훌쩍 넘긴 할머니 10여 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쪽에서는 감자 볶음, 삼치 튀김 등 밑반찬을 만들고, 시원한 맛을 내는 육개장도 끓여 낸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배달할 목적지가 적혀 있는 280여 개의 도시락에 음식을 정성스럽게 담고 있다.
우암 시니어클럽의 '청주 할머니 도시락 사업단'이 10년만에 정식 법인기업인 '할머니 손맛'으로 전환, 이날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2006년 도시락 사업에 뛰어든지 꼭 10년 만에 '구멍 가게'에서 어엿한 기업으로 변신한 것이다.
할머니들의 손맛과 즐겁게 일하는 열정이 더해지면서 우암 시니어클럽의 도시락 사업단 매출은 해마다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재작년 3억9천만원의 매출액을 올린 데 이어 작년에는 5억원을 기록했다.
할머니들의 손맛과 정성에 익숙해진 단골 손님도 꾸준히 늘어 하루 평균 300개 가까운 도시락 주문이 몰린다.
각종 행사가 많은 봄, 가을에는 하루에 1천∼2천여 개의 주문이 쏟아져 들어온다.
웬만한 외식업체 수준이다.
할머니들은 이런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법인 전환에 나선 것이다.
때마침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의 고령자 친화기업으로 선정돼 3억원 국비와 6천만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강내농협이 미호지점 3층을 작업장으로 무상 임대해 할머니들의 소일거리로 시작했던 도시락 사업이 이제 어엿한 기업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할머니 손맛에는 현재 17명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을 3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강내면 지역 노인들을 위해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할머니들은 청춘으로 다시 돌아간 것처럼 즐겁기만 하다.
평생 가족을 위해 발휘했던 음식 솜씨로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했다는 성취감 때문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하면서 받는 월급은 60만원이 넘는다.
우암 시니어 클럽 관계자들은 "작업장에는 항상 활기가 넘친다"며 "재료 구매부터 조리, 포장, 배달까지 할머니들의 정성이 듬뿍 담겨 소비자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 손맛은 이날 오후 이승훈 청주시장, 남기민 충청 노인복지개발회 공동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할머니 손맛은 청주의 시니어클럽이 만든 노인친화기업 1호"라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없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노인 일자리사업의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