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경선의 민주당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18일(현지시간) 9·11 테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계 의혹과 관련된 외교적으로 매우 민감한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9·11 테러의 타깃이 된 뉴욕 주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론을 의식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과 찰스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발의한 이른바 '테러 행위의 지원국들에 맞서는 정의'라는 이름의 법안이 그것이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국가에는 면책특권을 적용하지 않아, 테러 피해자들이 이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특히 사우디나 카타르 측이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에 이 법안의 초점은 사실 이들 국가에 맞춰져 있다는 게 정설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WABC라디오에 출연해 "그 길이 어디를 향하더라도 따라가야 한다"며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법안 처리로 인한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악화도 감수해야 한다는 언급이라고 할 수 있다.
샌더스 의원도 전날 성명을 내 이 법안을 공식으로 지지하면서 미 상·하원 정보위원회의 9·11 테러 조사보고서 가운데 사우디와 테러범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제의 28쪽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그 끔찍한 날 희생된 이들의 유족 등은 항공기 납치범과 외국의 테러 지원자들을 연결하는 어떤 증거라도 검토해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구체화하자 사우디 정부는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정부 채권을 보복 차원에서 처분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이에 대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우디는 국제 금융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있어 미국과 공유하는 이익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은 사우디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