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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마모토의 한 학교 운동장에는 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애타는 메시지를 학교 의자로 표시했습니다. 생필품과 먹을 것이 절실하다는 구호요청은 SNS에도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쿄 최선호 특파원입니다.
<기자>
구마모토 고쿠후 고등학교는 원래 공식 피난소가 아닙니다. 다급한 상황에서 피난민들이 모여들었고, 그러다 보니 구호물자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습니다.
고심 끝에 운동장에 화장지나 종이 식기 같은 생필품, 빵과 물이 필요하다는 글씨를 접이식 의자로 만든 겁니다. 자위대 헬기가 이 장면을 영상으로 찍었고 SNS를 통해 퍼졌습니다.
[가와사키/구마모토 피난민 : 이것을 계기로 주위에서 알아봐 줘서, 여러 가지 (구호품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공식 피난소가 아닌 근처 다른 학교입니다. 강당에는 이재민들로 가득합니다. 운동장에서는, 여중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을 비롯해 몇몇이 발로 뭔가를 쓰고 있습니다.
[수직으로 줄을 긋고. (수직으로 줄을 그으려면, 여기지)]
한참 지나 완성한 글자는 "마실 물을 줘서 고맙다"라는 감사의 인사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희망에 "물이 필요하다"라는 글을 운동장에 써서 SNS에 올렸는데, 구호물자가 쏟아졌던 겁니다.
이렇게 SNS를 이용한 구조요청과 온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빵 한 조각이 3명분 점심, 식료품이 모자란다는 트윗도 있고 공식 피난소는 아니지만 난민 300명이 모여 있으니 도와달라는 페이스북 글도 있습니다.
글을 올리자마자 하루가 지나지 않아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고, 다시 감사의 답장이 올라왔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온정을 나눌 방법을 찾아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