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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90번째 생일 맞아 '조용한 하루' 보낸다

입력 : 2016.04.19 00:06

6월 '공식 생일'때 다양한 축하 행사 펼쳐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오는 21일 90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지난해 영국 역사상 최장 재위 군주에 등극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이번 생일은 '조용히' 지나간다. 영국 왕실의 독특한 관행 때문이다.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태어났다. 그러나 '공식 생일'은 따로 있다. 6월 17일이다.

춥고 변덕스런 날씨를 피해 전통적으로 겨울에 태어난 영국 왕들은 퍼레이드와 야외 행사를 위해 6월에 공식 생일을 따로 갖는다.

이에 따라 실제 태어난 날인 21일에 여왕은 런던 교외 윈저 궁에서 산책하고 , 봉화에 불을 피우고, 가족들과 만찬하는 정도로 보낸다. 

하지만 이날을 시작으로 공식 생일 주간인 6월 10~12일까지 90세 생일을 축하하는 수많은 행사가 펼쳐진다.

하이라이트는 생일 주간에 버킹엄궁 앞 거리인 '더 몰'에서 열리는 '후원자의 점심'. 여왕을 후원자로 둔 자선단체들과 여왕과 관련된 조직들 600여곳이 여왕의 재위와 9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다. 1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야외파티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왕의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민영방송 ITV는 지난달 말 부활절 연휴에 '90세가 된 우리의 여왕'을 제목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내기도 했다.

왕실 얘기를 삼가온 윌리엄 왕세손은 15세때 모친 다이애나비가 사망한 이후 안정을 주고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줬다고 회상했다.

윌리엄은 "성장하면서 이런 분이 제게 있고, 안정을 얻는 건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나의 길을 만들 수 있었다. 정말로 감사드리며 그분의 보호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그분이 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정말로 좋은 안내가 된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해 9월 영국 역사상 최장 재위 군주로 등극할 때에도 특유의 과묵함으로 짤막한 성명만 내놨다.

여왕은 "불가피하게 기나긴 인생은 많은 이정표를 지나간다. 내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며 "하지만 여러분과 국내외에 있는 모든 다른 이들이 보내준 후의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여왕은 "권위는 내가 열망해온 게 아니다"고 덧붙여 '군림은 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영국 군주의 전통을 지키려 해왔음을 시사했다.

여왕은 작년 9월 9일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인 2만3천226일(약 63년 7개월)을 넘어서며 영국 최장 재위 군주로 기록됐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부친인 조지 6세가 세상을 뜨자 25세의 나이로 왕위를 이었다.

아흔의 나이에 이른 여왕은 아직도 매주 한 차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독대하고 있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만한 건강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