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군을 성희롱하고 수시로 메시지를 보내 '다리가 품격이 있다'는 등 도를 넘는 애정표현을 한 중년의 군 장교에게 내려진 강제 전역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부는 육군의 한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던 중령 A씨가 "전역 인사명령을 취소하라"며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93년 소위로 임관해 2012년 중령으로 진급한 40대의 A 중령은 사단 참모로 근무하면서 20세 어린 여군 장교 B씨에게 부적절한 말과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육군본부로부터 전역 처분을 받았습니다.
앞서 이미 A 중령은 성희롱 사실이 문제가 돼 사단장의 구두 경고를 받은 데 이어 2014년 12월에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계급 강등 처분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유부남인 A 중령은 2014년 7∼11월 볼링을 가르쳐준다는 구실로 B씨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고 술자리에서 다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리가 품격이 있다"고 말하거나 B씨의 모습을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A 중령은 공휴일이나 늦은 밤에도 피해자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내 '예쁘다', '귀엽다', '프로필 사진을 보니 연예인을 닮았다'며 애정표현을 쏟아냈고 80여 통의 메시지에선 '사랑스러운 ○○야'라며 피해자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또 '어깨를 살짝 드러내니 분위기가 묘하다'거나 옷차림을 언급하면서 '쉬폰 블라우스에 스키니진을 입으니 여성스러움이 더욱 빛을 발한다'는 노골적인 표현도 썼습니다.
A씨는 피해자에게 "나는 중년의 사랑을 꿈꾼다"고 말하고 공휴일에 단 둘이 관광지에 놀러 가자고 3∼4차례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육군본부는 구두 경고와 강등 등의 징계를 받은 A 중령의 군 생활이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결국 전역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A 중령은 자신이 B씨의 허벅지를 만지지 않았고, 나머지 행동은 성희롱이 아니므로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술자리에 있던 다른 부하들의 진술을 종합해 A 중령이 피해자를 성희롱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지나친 애정표현을 한 A 중령의 행동은 부서장이 부서원에게 가질 수 있는 관심 표시 정도로 보기 어렵고, B씨는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