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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컴퓨터 파일 존재하는 문서, 훔쳐도 절도죄 아냐"

조기호 기자

입력 : 2016.04.17 09:35|수정 : 2016.04.17 09:44


컴퓨터 파일이 있는 문서는 훔치더라도 절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부는 절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67살 A씨에 대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A씨는 2014년 4월 송파구의 한 아파트 재건축 상가협의회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우다 주요 서류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건축사업 조합원이던 A씨는 사건 당일 상가협의회 측이 대의원회의에서 재건축사업 조합장 해임안을 발의하려 한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A씨는 일행 12명을 이끌고 회의 장소에 들이닥쳤고,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50분여간 고성을 지르며 방해했습니다.

이때 A씨는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봉투 하나를 허락 없이 갖고 나왔습니다.

봉투에는 조합장 해임 발의서, 해임 발의 동의서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검찰은 A씨가 봉투를 훔쳤다고 보고 절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해당 서류의 가치는 그 종이 자체가 아니라 담긴 내용에 있는데, 이는 컴퓨터에 파일로도 저장돼 있다"며 "피고인이 서류를 가져갔다고 해서 가치가 상실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서류 봉투를 함부로 가져간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도 알 권리가 있는 내용으로 보인다"며 절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에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같은 이유로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A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