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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법원마저"…책임교사 무죄선고, 의문사 金양유족 '오열'

권영인 기자

입력 : 2016.04.16 09:44


어제 오후 2시쯤 청주지법 621호 법정.

'고(故) 김주희양 의문사 사건' 관련 피의자인 충북 충주 성심맹아원 교사 44살 강모 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김양의 아버지 종필씨는 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떨려오는 몸을 애써 억누르는 그의 모습은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옆에 있던 김씨 아내의 두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부부는 딸을 황망하게 보내고 그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3년5개월을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다시 원점입니다.

이제 더는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부부는 한동안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법정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시각 장애와 뇌병변 등을 앓던 김양(당시 11세)은 2012년 11월 8일 새벽 오전 5시 50분쯤 기숙 생활을 하던 충주 성심맹아원에서 의자 팔걸이와 등받이에 목이 끼여 숨진 채 당직 교사였던 강씨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더 좋은 시설을 찾아 경기도에서 충주까지 내려와 맹아원에 입소한 지 1년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김양의 부모는 맹아원 측의 관리 소홀이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원장과 강씨 등 관계자 5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김양의 죽음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맹아원 관계자들을 모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억울했던 김씨 부부는 2014년 7월 21일 대전고법에 재정 신청까지 낸 끝에 어렵사리 강씨만 법정에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재판이었지만 공판을 거듭할수록 김 씨 부부의 억장은 무너졌습니다.

피해자를 대변해야 할 검찰이 오히려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하는 보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됐기 때문입니다.

재정 신청이 받아들여져 공소 제기된 재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김 씨 부부로서는 이런 검찰을 지켜보는 내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강씨만이라도 죗값을 치른다면 딸아이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강 씨는 지난해 4월 청주지법 충주지원에서 응급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딸아이 죽음에 비해 죗값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검찰도 외면한 사건을 유죄로 판단해준 재판부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끝이라 생각했던 재판은 강씨의 항소로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급기야 강씨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입니다.

이제 김씨 부부가 기댈 것은 그토록 원망했던 검찰의 대법원 상고뿐입니다.

김씨는 "믿었던 법원마저 우리의 억울함을 외면한 같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공판 때도 마치 피의자의 변호사인 것처럼 굴었던 검찰만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게 더 안타깝고 비참하다"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김씨 부부와 함께 진실규명 운동을 벌여온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관계자는 "잘못은 있지만 죗값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이 대법원 상고에 나서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