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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4년째 묵은 감정 못 푸는 박덕흠·이재한

입력 : 2016.04.15 11:27|수정 : 2016.04.15 11:27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 박덕흠 당선인은 지난 4년간의 의정활동을 '반쪽짜리'였다고 자평한다.

혈투 끝에 금배지를 다는 데는 성공했지만, 억울하게 공직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려 2년 가까이 법정을 오가면서 허송세월했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그 배후에 상대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 측이 관여됐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 후보 측에서 집요하게 자신의 허물을 들추고 이런저런 문제를 얽어매 공격하는 바람에 수렁에 빠졌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4년 뒤 20대 총선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맞붙었다 .

4명이 함께 경쟁했던 19대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몸을 피할 곳조차 없는 1대 1 맞대결이었다.

전투가 치열했던 만큼 선거판에는 어김없이 서로를 헐뜯는 흑색선전이 등장했고, 상대를 향한 날 선 공격의 수위도 점차 높아졌다.

이 후보의 부친이면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이용희 전 의원이 아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박 당선인에게 퍼부었다는 독설은 두 사람의 감정싸움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됐다.

당시 그는 박 당선인을 향해 "무식하고 불쌍한 사람이다. 19대 때 헬리콥터로 돈을 쏟아붓다가 친형 등 9명이 구속됐다. 그러고도 잘났다고 까분다"는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그러고는 얼마 뒤 괴산 노인복지관에서 이 후보 부인이 박 당선인한테 폭행당했다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이 후보 측이 박 당선인을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이 문제는 단숨에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한 박 당선인이 상대의 주장이 거짓이고, 모함임을 입증하겠다며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까지 공개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후보 측은 유세나 SNS 등을 통해 폭행 주장을 이어갔고, 상대의 인격까지 들추면서 물고 늘어졌다.

집요한 공세를 받던 박 당선인이 선거 막판 상대를 무고와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등의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수사기관이 나서 진실을 가리게 했다.

선거판에서는 의레 격한 감정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무리 치열한 싸움이라도 일단 승부가 나면 상대를 용서하고 포용하는 모습도 흔하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승자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상대의 폭행 주장을 언급하면서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문제만큼은 반드시 옳고 그름을 가리겠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4년 전 생채기에 이어 또다시 생긴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고 어두운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고향 선후배지만 2차례 선거 난타전을 벌였던 두 사람에게 '해피앤딩'하는 선거문화는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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