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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해진 미국 공화당 크루즈, 비난 퍼붓던 월가에 "도와줘"

입력 : 2016.04.14 18:06

다음 주 뉴욕서 월가 은행가 등 상대로 모금활동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이 그동안 비난을 퍼붓던 월가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공화당 경선의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거 운동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크루즈는 18일 뉴욕 맨해튼의 하버드 클럽에서 월가 은행가와 트레이더, 법률가 등을 상대로 모금 활동을 한다.

단순 참가 비용은 1천 달러(약 115만 원)며 VIP 연회에서 크루즈와 얘기를 나누려면 2천700달러(312만원)를 내야 한다.

주최 측 인사들은 1만 800달러(2천80만 원)씩을 내기로 했다.

크루즈는 이미 선거 자금으로 금융계에서 1천200만 달러(138억 6천만 원)를 모았다.

적지 않은 자금을 월가에서 받아 썼지만 경선이 불꽃 튀는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곳간'을 더 채울 필요성이 생겼다.

크루즈는 월가와 대형 은행을 각각 '족벌 자본주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고 헐뜯었지만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해 손길을 내밀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폴리티코는 "크루즈는 절박하다"며 "예전보다 더 많은 월가의 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맹비난을 받았던 만큼 월가가 크루즈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금융계를 둘러싼 여러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금융위기를 단순히 월가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크루즈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크루즈가 월가 문제에 위선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크루즈의 부인 하이디가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는데도 월가를 부정적으로 보는 데 반감이 크다.

크루즈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가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투자은행(IB)의 관계자는 "크루즈가 낙태나 동성 결혼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점이 싫고 그의 아내 하이디가 월가에 몸담은 상황에서 비난을 퍼붓는 것도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크루즈가 2012년 상원의원 선거 당시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에서 자금을 대출받는 등 월가를 활용해 놓고 비난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크루즈가 월가에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 억만장자도 별로 없다.

폴리티코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싱어가 트럼프를 반대하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을 지지해 간접적으로 크루즈를 돕고 있지만 많은 억만장자는 전적으로 크루즈의 뒤에 서는 것까지는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