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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여직원 '눈썰미', 보이스피싱 피해 막아

김광현 기자

입력 : 2016.04.11 15:31


충북 영동농협 금융창구 여직원의 예리한 눈썰미가 아들 납치 협박에 놀라 허둥대던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습니다.

이 농협에 근무하는 42살 A씨는 지난 7일 오전 11시 30분쯤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방문한 63살 B씨의 표정과 행동에서 보이스피싱 연루 가능성을 직감했습니다.

얼굴이 잔뜩 상기됐고, 손까지 미세하게 떠는 모습이 무엇엔가 쫓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예금 잔액 1천600만 원을 한꺼번에 모두 인출하려는 것도 수상했습니다.

그녀는 B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런저런 말을 걸었지만 B씨는 "급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대화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차를 건네면서 다시 말을 붙이자 "내가 맡긴 돈을 찾는데, 왜 이리 더디냐"고 화까지 냈습니다.

보이스 피싱을 확신한 그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영동경찰서 경찰관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이 도착한 뒤에도 B씨는 "시간이 없다. 빨리 돈을 내달라"고 다그치면서 좀처럼 물러설 기미가 없었습니다.

오랜 설득 끝에 경찰은 B씨한테서 "아들이 사채 빚을 갚지 않아 붙잡아놨는데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걱정에 B씨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꼼짝없이 속은 것입니다.

경찰은 B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아들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번엔 아들 쪽이 문제였습니다.

"어머니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볼 뻔했다"는 경찰관의 말을 보이스피싱으로 오해한 아들이 전화를 몇차례 끊고 나서 더 이상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B씨는 경찰의 도움으로 아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나서야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모습을 눈여겨보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피해를 당할뻔한 상황이었다"며 "고객을 눈여겨 살핀 농협직원의 기지가 돋보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영동경찰서는 A씨를 찾아가 감사장을 전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