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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거주 위안부피해 할머니, 치료위해 한국 출발

박진호 논설위원

입력 : 2016.04.10 14:16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88살 하상숙(88) 할머니가 두 달 전의 낙상사고로 입은 중상을 치료하기 위해 오늘(1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한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중국 중부지역 최대 병원인 우한 퉁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하 할머니는 이날 서울로 후송돼 흑석동 중앙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날 오전 병원에서 구급차에 실려 우한 톈허공항으로 이동한 하 할머니는 이날 현지시간 낮 12시쯤 서울행 대한항공 KE 881편에 병상에 누운 채 탑승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내릴 때까지 하 할머니는 환자운송용 병상에 누운 채 이동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출발 직전 하 할머니는 가수면 상태에서 외부의 소리에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현지의 하 할머니 담당의사는 "오늘 할머니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라며 "이송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중앙대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은 톈허공항에 내려 현지 의료진으로부터 하 할머니를 인계받았습니다.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15일 이웃과 다툼을 벌이다 2층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면서 갈비뼈와 골반 등이 부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아흔을 앞둔 고령에 부러진 갈비뼈가 일으킨 폐 염증으로 한때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지냈지만 최근 의식을 회복하고 병세가 다소 호전됐습니다.

기관지 절개수술을 받고 호흡 상태도 한결 나아지며 주변을 인지하며 고개도 끄덕거릴 수 있는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대한항공도 우한발 서울행 항공기 편을 기존의 소형 B-737에서 중형의 A-330 기종으로 바꿨습니다.

하 할머니가 누워 있을 병상 공간을 만들기 위한 조치로 병상 주변엔 칸막이를 쳐서 하 할머니가 일반 승객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국 당국도 하 할머니 이송 편의를 위해 별다른 출국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구급차가 공항 주기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협조했습니다.

하 할머니는 17세 때인 1944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의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간 뒤 우한의 한커우에서 위안부 생활을 했으며 광복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이후 중국인과 결혼해 남편이 데리고 온 세 딸과 함께 산 할머니는 사실상 국적을 가지지 않은 채 중국 귀화를 거부해오다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나서 지난 2003년 한국에 들어와 2년 7개월 머물기도 했지만 연고가 없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평소 고국을 그리워하며 특히 부모님이 묻혀 있는 고향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주변에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