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전 서울의 한 외국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40대 노숙자가 최근 다시 그 대사관저를 찾았다가 범칙금 통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해 12월7일 용산구에 있는 한 아프리카 국가 대사관저에 40대 남성 A씨가 담을 넘어 몰래 들어갔습니다.
당시 대사가 휴가를 떠나 빈집이던 대사관저에서 A씨는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는 등 자기 집인 양 행동했습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을 내팽개치고 컴퓨터를 부수는 등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다음날 관저 직원이 "괴한이 침입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관저 주변을 배회하던 A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주소가 충북 제천으로 돼 있지만, 일정한 주거 없이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노숙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관저에 침입한 이유에 대해서는 "배가 고파서 들어갔다"고 진술했습니다.
A씨는 관저에 무단 침입해 기물 등을 파손한 혐의가 인정돼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지 4개월 가까이 지난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A씨는 다시 그 대사관저를 찾아가 벨을 눌렀습니다.
관저 직원이 문을 열어주고 보니 A씨였습니다.
"사과하러 왔다"는 둥 횡설수설하는 A씨가 무서웠던 직원과 대사는 A씨에게 나가라고 한 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관저에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서 특별한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지만 두 번이나 관저를 찾아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위협감을 줬다고 판단해 경범죄 상 불안감 조성 혐의로 A씨에게 범칙금 통고 처분을 내렸다.
불안한 상황이 반복되자 해당 대사는 우리 외교통상부에 구상서를 보내 관저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A씨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말 무단침입 사건 이후 이미 경찰은 관저에 순찰함을 설치하고 보안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서 "관저 인근에 대한 경비와 순찰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