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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10살배기 아들이 엄마에게 등심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엄마는 고기의 한 부위라고 답해줬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선생님이 왜 자꾸 우리들한테 등심이라고 하지?" 하며 의아해했는데요, 알고 봤더니, 아이가 궁금해한 단어는 등심이 아니라 등신이었습니다.
생전 들어본 적 없는 욕이니 아이가 못 알아들은 게 당연했겠죠. 그런데 이 우연한 대화를 계기로 담임선생님의 학대가 드러났습니다. 전병남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김 모 씨/학부모 : 그 선생님이 남색 잠바를 입고 다니셨나 봐요. 남색 잠바를 입은 사람을 보면 "엄마, 내가 너무너무 깜짝 놀랐어" 이러거나 벌벌벌 떨면서 온다든지, 놀이터도 못 나오는 거예요, 아기가. 너무너무 무서워서….]
동심으로 가득한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학부모들이 진상파악에 나서 보니 실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담임인 39살 박 모 교사의 교실은 박 씨의 왕국이나 다름없었던 겁니다. 우선, 그는 아이들에게 너 같은 거 필요 없으니 전학을 가라는 등 감당하기 힘든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또 반 학생들을 동물에 빗대 힘이 센 동물부터 약한 동물까지 계급을 구분한 뒤 자기 기준에 맞게 행동하면 등급을 높여 숙제 면제권 등의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낮은 등급에 앉혀 불이익을 줬습니다.
악랄함을 보여주는 대목도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는 학생을 고자질하면 곧바로 최고 등급으로 올려주는 제도를 만들어 아이들이 서로서로 감시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의 행위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게 한 겁니다.
또, 자신이 특정 학생을 지목하면 반 전체가 해당 학생에게 단체로 손가락질을 하거나 야유를 보내게끔 시켰고, 학생 한 명을 선정해 사랑의 매 역할을 부여한다며 다른 학생을 때리라고 시키기도 했습니다.
결국, 부모들은 박 씨를 고소했는데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까지 밝혀졌습니다.
6년 전 근무했던 다른 학교에서 6학년 여학생 두 명을 이화여대 앞으로 데려가 짧은 스커트와 짧은 셔츠를 사주고는 다음 날 입고 오라고 지시한 뒤 말을 안 듣는단 이유로 혼내면서 허벅지를 만지고, 강제로 스타킹을 벗게 했던 겁니다.
그중 한 여학생은 숙제를 안 했다는 이유로 엎드려 뻗치게 한 뒤 엉덩이를 만지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그의 혐의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끝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물리적인 폭력이 없었더라도 정서적인 피해를 끼쳤다며 학대를 인정한 겁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정말로 선생님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박 씨가 학생들에게 끝까지 청소부가 되어서라도 곁에 있을 거라며 겁을 줬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겁니다.
피해가 커지기 전에 왜 진작에 막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데요, 검찰은 해당 교육청에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안일하게 대처한 책임을 물어 당시 관련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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