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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철거하면 어쩌나" '떠돌이생활' 중원대생들 철회 호소

입력 : 2016.03.24 16:24


요즘 충북 괴산군 소재 중원대 학생들의 최대 화두는 언제 레지던스 같은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느냐다.

학생들은 콩나물시루 같은 한 방에서 6∼8명씩 생활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다 나온 일부 학생들은 괴산읍내나 증평 등에서 자취하고 있다.

심지어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서 하루 왕복 6∼7시간씩 통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된 것은 학교 측이 3월 신학기를 앞두고 설계 변경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 증축해 철거명령 등을 받은 기숙사 2개 동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폐쇄는 괴산군이 지난해 9월 무단 증축한 기숙사 2개 동, 본관동 일부, 경비실동, 휴게소, 누각동 철거명령과 함께 사용중지, 원상회복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폐쇄된 기숙사 2개 동에는 1천여명의 학생이 생활해왔다.

학교 측은 철거명령 등을 받지 않은 나머지 기숙사 2개 동의 2인실을 4인실로, 6인실을 8인실로 꾸며 기숙사에서 나와야 했던 700여명에게 방을 제공했다.

하지만, 기숙사 수용 규모가 한정돼 나머지 300여명은 수용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방을 구해야 하는 학생 300여명에게 1인당 학기마다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개학한 지 한 달도 안 돼 기숙사에서 생활하거나 그렇지 못한 학생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참다못한 학생들이 수업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학생 350여명(경찰추산)은 24일 학교에서 괴산군청 앞까지 행진한 뒤 "(군의 철거명령으로 폐쇄된) 기숙사를 학생들이 조속히 사용할 수 있게 선처해달라고"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이날 탄원서를 통해 "기숙사 사용중지 명령으로 학생들이 신학기부터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학생들이 맘 놓고 공부하고 캠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괴산군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지만, 군으로서 내놓을 마땅한 대책이 없어서다.

괴산군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의 딱한 처지는 이해하지만, 행정기관이 앞장서서 법을 어길 수 없는 일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현재로서는 중원대 학교법인인 대진교육재단이 군의 철거명령 조치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며 지난해 12월 임각수 괴산군수를 상대로 낸 군 계획시설 사업 실시계획 인가 신청 반려 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재단 측은 당시 "불이익한 처분을 하면서 괴산군이 사전 통지와 청문 절차를 생략했다"며 "건축법상 건축물 건립의 절차상 하자는 위반 정도에 따라 제재를 한 후 양성화가 가능함에도 군이 철거를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시정이 불가능한 하자가 아님에도 군이 철거를 요구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라는 게 재단 측의 주장이다.

재단 측이 승소하면 학생들은 기숙사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학생들의 떠돌이 생활은 더욱 길어진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11월 26일 중원대 내 25개 건물 중 본관동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24개동을 허가나 설계도면 없이 건축한 혐의(건축법 위반 등)로 건축주인 이 학교 재단 이사장 A(7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사용승인 없이 문제의 건물을 사용한 중원대 전·현 총장과 불법 행위를 묵인한 임 군수도 불구속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