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의 '40대 기수'로 주목받는 폴 라이언(46·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이 비방 대신 정책 대결을 펼쳐야 한다며 막장으로 치닫는 대선전에 일침을 놨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이언 의장은 이날 하원 인턴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대선 후보들이 정책에 집중하고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장은 "오늘날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노라면 낙담하기 쉽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개를 가로젓고 있느냐"며 막말과 인신공격으로 얼룩진 경선판을 비판했다.
그는 "정치를 투표와 선거 관점에서 생각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많은 것들이 있다"며 "정치가 아이디어가 아닌 모욕의 대결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거에 정치 담론이 이렇게까지 나쁜 상황에 부닥치지 않았다며 정책 대결이 실종된 경선 레이스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라이언 의장은 또 "지도자로서 우리는 모두 최상의 진실성과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방 대신 정책에 집중하라는 라이언 의장의 메시지는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선 지경까지 이른 공화당 경선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설 도중 공화당 경선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서로 막말을 해가며 대립하는 두 후보에게 건설적인 대결을 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공화당 대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후보 간 정책 비교보다는 서로를 헐뜯는 인신공격으로 얼룩진 경우가 많았다.
트럼프와 크루즈의 싸움은 급기야 아내들까지 얽혀들며 진흙탕 양상으로 번졌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크루즈 의원의 한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이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가 과거 모델 시절 찍은 도발적인 사진을 온라인 선거광고에 이용하자 트럼프는 크루즈에게 "조심하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WSJ은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것에 조심스러워 했지만, 라이언 의장의 연설은 올해 경선레이스를 지배하는 인신공격에서 벗어나 정책 토론에 집중하자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라이언 의장은 지난해 10월 40대로는 124년 만에 미국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최근에는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거명되기도 했으나 본인은 "그럴일 없다"며 고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