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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표직 사퇴'까지 내비쳤던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는 비대위원들의 읍소에 마음을 돌렸습니다. 비례대표 공천 문제로 촉발된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사태의 본질인 당 정체성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취재기자들의 분석입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비례대표 공천 파동 사흘 만에 김종인 대표가 당무에 복귀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당에 닥칠 파장을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었습니다.
[김종인/더민주 비대위 대표 :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대로, 당이 기본적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정상화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도록 결심을 하고…]
그젯밤 김 대표 자택을 찾은 비대위원들의 읍소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대위원들은 전원 사의를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조선 시대로 치면 석고대죄를 한 셈입니다.
비대위가 김 대표를 비례대표 2번으로 원 위치시킨 것도 역할을 했습니다. 스스로 2번을 단 건 노욕이라는 주장이 김 대표에겐 가장 모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의 사의를 즉각 반려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반기를 든 비대위원들의 버릇을 고쳐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김 대표와 친노 주류 진영 간 충돌의 핵심이었던 정체성 갈등은 가라앉았지만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김종인/더민주 비대위 대표 :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이 요원하다고…]
주류 측 역시 비례대표 당선권에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을 올린 성과를 챙긴 걸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