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오전 2시 55분께 대전 대덕경찰서 112 상황실에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친구를 만나려고 택시를 기다리던 중 오토바이 날치기 강도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 대덕구 한 도로에서 신고자 A(21)씨를 만났다.
A씨는 상황을 비교적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2명이 탄 오토바이가 다가오더니 지갑을 낚아채 신탄진 방향으로 달아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심지어 오토바이 번호 4자리까지 기억했다.
경찰은 즉시 A씨의 진술을 토대로 도주로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현장 주변에 A씨가 기억하는 오토바이가 지나가는지 등을 살폈다.
베테랑 형사들이 몇 날 며칠 CCTV 영상을 수차례 돌려봤지만, 사건 현장 주변에는 오토바이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또 그가 기억하는 오토바이 번호를 조회, 소유주들을 만났으나 범행 시간대 대덕구 일대를 지나간 사실이 전혀 없었다.
수상한 점이 있었지만 경찰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
설 연휴 전이라 날치기 등 강력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과 수사를 할 때였다.
몇 주 수사를 해도 단서 하나 안 나오자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다시 진술을 받으려 연락을 취했으나 돌아온 것은 "바빠서 경찰서에 다시 갈 수 없다", "신고를 취소해 달라"는 답변이었다.
급기야 전화를 꺼놓고 연락을 안 받자 경찰은 허위신고로 판단, 이달 중순께 A씨를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차비가 없어 신고하면 경찰이 데려다줄 것 같아 허위 신고했다"고 그동안의 진술을 번복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21일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신고자를 의심할 수 없는 터라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몇 주 동안 수사를 진행해 경찰력이 낭비됐다"며 "허위 신고를 하면 처벌받을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