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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저 "美-中, 북핵·남중국해 문제에 원론적 합의 필요"

이성철 기자

입력 : 2016.03.21 12:55


미국 외교계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이른바 '투키디데스 함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북한 핵문제와 남중국해 등에 대한 원론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발전 고위층 포럼'에 참석해 '투키디데스 함정'을 주제로 다이빙궈 전 중국 국무위원과 좌담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중국청년보가 전했습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가 아테네와 스파르타간의 충돌을 목격하며 정립한 역사발전 법칙으로, 새로 일어서는 신흥 강국과 기존 강국은 끝내 군사적 충돌로 치달을 수 있다는 대결론입니다.

키신저는 현재 미중간에 북한 핵 문제와 남중국해를 놓고 이견이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1972년 맺은 '상하이 코뮤니케'와 같은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상하이 코뮤니케'는 냉전 시기였던 1972년 2월 키신저가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해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방중을 성사시키면서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체결한 공동문서입니다.

각각 자신의 입장을 병기하되 상대의 해석에 대해 시비를 걸지 않는 방식입니다.

키신저는 "'상하이 코뮤니케'의 본질은 양측 모두 상대를 설복할 수 있는 절대적 합의에 도달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고 거시적이고 원칙적인 각도에서 자국의 입장을 천명하는 방식으로 평화구축의 결과를 이뤄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하이 코뮤니케'의 정신이 남중국해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에는 서로 상대를 대체할 수 있는 역할이 존재하지 않으며 중국은 결코 미국을 대신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려는 의도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다이빙궈 전 국무위원은 "어느 국가도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를 대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동조하며 "논쟁이 있지만 미국은 결코 쇠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간 신형 대국관계 수립이 "위로는 상한선을 두지 않고, 아래로는 하한선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중관계가 최대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양국이 최소한 무력충돌의 상황에 이르도록 놔둬선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