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중소기업의 신속한 상장과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인수 목적회사, 이른바 스팩 제도를 악용해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을 챙긴 일당이 처음으로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화장품 관련 기업인 콜마비앤에이치 재무담당 상무 김모 씨와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모 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또 전 미래에셋증권 직원 37살 김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콜마비앤에이치 직원 43살 강모 씨 등 3명을 벌금 2천500만원에서 3천만원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7월쯤 스팩 제도로 콜마비앤에이치를 우회 상장하는 과정에서 얻은 합병 정보를 이용해 모두 67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 상장이 여의치 않자, 2014년 미래에셋증권과 스팩 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스팩 회사는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일단 상장을 하고서, 상장이 어려운 우량 중소기업과 합병해 우회 상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2009년 시행됐습니다.
이를 통해 2014년 4월 22일 설립된 스팩 회사가 '미래에셋제2호스팩'로, 이 회사는 같은 해 7월 23일 공모가 2천원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이후 8월 25일 이 회사와 콜마비앤에이치의 합병 결의가 공시되자 미래애샛제2호스팩의 주가는 시초가보다 6배 이상 폭등했습니다.
합병 업무를 담당했던 콜마비앤에이치 재무 담당 상무 김씨는 이러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미래에셋제2호스팩 주식 3만여주를 미리 사들여 합병 발표 후 되팔아 2억2천만원을 챙겼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부장 이씨는 이 합병 사실을 경영 상담 업체인 '구루에셋' 대표 43살 윤모 씨에게 전달했습니다.
윤씨는 자신과 가족, 회사의 명의를 총동원해 89만여주를 미리 사들여 55억 3천5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정보는 콜마비앤에이치와 미래에셋증권 직원, 일부 펀드매니저와 그 가족에게까지 퍼져 이들은 1천700만원에서 3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이러한 사실을 포착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통보했고, 이 사건은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검찰로 이첩됐습니다.
검찰은 콜마비앤에이치 등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250여명의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미공개 중요정보이용 사건을 밝혀냈습니다.
검찰은 또 다른 콜마비앤에이치 직원 18명도 이 정보로 주식을 매수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사들인 주식이 소량에 불과해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자들이 스팩 제도를 악용한 비리를 대규모로 적발한 첫 사례"라며 "정보 보호하고 악용을 막아야 할 내부자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범죄 수익을 환수하는 한편, 스팩과 같이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금융 제도를 이용한 범행을 지속해서 단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