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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빗속 현장검증…8개월 지난 마을 '적막감'

입력 : 2016.03.18 16:49

검찰·변호인단 미묘한 법정밖 신경전…피고인 할머니는 불참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18일 사건 현장인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 등에서 현장검증을 했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50여분 동안 마을회관 내부 구조와 주변 상황, 피고인 박모(83) 할머니 집, 집에서 마을회관까지 이동 경로 등을 살펴봤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현장검증은 변호인단이 핵심 주장 사항을 먼저 설명하고 재판부가 의문점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검찰 측도 수사담당 검사 2명을 포함해 3명의 검사가 참여해 변호인단 주장에 대한 검찰 측 입장을 간간이 피력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피고인 박 할머니는 참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박 할머니 집을 돌아보는 것으로 현장검증을 시작했다.

이어 검찰 측 핵심 증거인 농약 성분이 검출된 드링크제 병이 발견된 장소, 농약병이 나온 위치 등을 짚어봤다.

또 박 할머니가 평소 전동휠체어를 타고 마을회관으로 이동하는 길을 따라 이동 시간과 경로 등을 점검했다.

마을회관에서는 사건 당시 할머니들 상태와 위치, 마을회관 내부 및 주변 상황 등에 관심을 보였다.

변호인단이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구호하는 노력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검찰 측이 쟁점이 되는 내용은 법정에서 다뤄야 한다며 제지하는 등 미묘한 신경전도 보였다.

마을회관 주변에 피고인 가족 외에 일부 주민들이 모습을 보였으나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8개월여가 지났지만, 마을은 여전히 침묵 속에 빠진 듯한 분위기였다.

재판부는 현장검증에 이어 상주지원 법정으로 자리를 옮겨 증인으로 채택된 피해 할머니 2명을 상대로 사건 당시 상황 등을 묻는 증인신문을 했다.

피해 할머니들이 거동이 불편한 점 등을 고려해 대구법원 대신 현지에서 기일 외로 증인신문 일정을 잡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으로 채택한 주민, 농약 전문가 등 8명에 대한 순차 증인신문을 거쳐 내달 26일 결심공판을 한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서도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검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50여 분 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구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범행 전후 미심쩍은 행동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범행 동기, 농약 투입 시기, 고독성 살충제 구입경로 등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거듭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14일 오후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