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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혼 소송 중?"…동명이인에 배달 '금융거래 통보서'

입력 : 2016.03.16 08:16


대구 동구에서 직장 생활하는 이모(47·여)씨는 최근 시중은행 1곳과 우체국에서 보내온 '금융거래정보 제공사실 통보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두 금융기관이 작년 7월에 자신의 계좌 거래내역 14건을 대구가정법원에 제공했다는 내용이었다.

금융거래 정보를 사건 심리를 위해 사용했다는 내용과 사건 번호가 적혀 있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법원 홈페이지에서 사건 번호를 입력하니 자신과이름이 같은 사람의 이혼 소송 내용이 적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명이인인 40대 초반 여성에게 가야 할 우편물이 배달된 것이었다고 한다.

통보서는 등기 우편물이어서 본인 외에는 개봉할 수가 없다.

우편배달부도 수취인 본인이 맞는지 이씨에게 물었다.

그는 우편물에 자기 이름이 적혀 있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주소 또한 일하는 직장 사무실과 같았다.

우연치고는 이름은 물론 주소까지 같아 기가 막혔다.

그러나 얼떨결에 남의 사생활까지 훤히 들여다보게 된 이씨는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법원과 해당 금융기관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어봤지만 "우편물 주인이 이사 간 뒤 새 주소를 기재하지 않아 발생한 것 같으니 통보서를 그냥 찢어버리라고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우편물 주인은 모 카드회사에는 새 주소를 알려 줘 해당 카드 거래내역 제공 통보서는 직접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시중은행들이 아무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고객 정보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객 주소, 이름 등 정보를 시중 금융기관이 공유하고 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