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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내가 알아서 해요"…비극의 시작

전병남 기자

입력 : 2016.03.14 20:35|수정 : 2016.03.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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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최근 잇따른 아동 학대 사건은 모두 가해자가 부모였지요.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한다'는 생각에서 비극이 시작된 겁니다. 이제는 이런 생각을 버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전병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1살 난 딸을 감금한 채 굶긴 인천 초등학생 사건부터,

[딸에게 할 말 없습니까?]

딸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방치한 부천 여중생 사건, 아들을 욕실에 가두고 굶겨 숨지게 한 신원영 군 사건까지.

학대의 주범은 다름 아닌 부모였습니다.

아동 학대 사례는 매년 늘어 지난 2014년엔 1만 건이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부모가 학대한 경우가 81%에 달합니다.

[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동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종속된 소유물로 보고, 내가 어떻게 해도 내 소유물이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원영 군의 경우 이미 3년 전에 아동보호기관이 이상을 감지하고 개입을 시도했습니다.

여러 차례 원영 군의 집을 방문했지만, "잘 키우고 있는데 왜 간섭하느냐?",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찾아오지 말라"는 부모의 주장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장화정/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 경찰도 위험성·현장성이 없이는 문을 따고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원영 군 남매는 2년 전 친엄마에게 계모의 학대를 알리는 편지를 쓰고도 계모에게 발견돼 부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도움을 청하는 고사리손의 호소를 친족과 이웃, 아동보호 기관과 경찰이 좀 더 일찍 알아차리고 잡아줬다면 비극을 막을 수도 있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우리 사회가 곱씹어보고 실행에 옮길 때입니다.

(영상편집 : 윤선영, VJ :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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