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의 서유럽 진입로인 발칸 루트가 막히면서 무려 1만 3천여명의 발이 묶인 그리스 이도메니의 난민캠프.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으나 비닐 속에 마련된 간이무대에서 침울한 분위기를 걷어내는 맑은 피아노 선율이 울려퍼졌습니다.
콘서트 주인공은 시리아 난민 누르 알 크잠(24).
다른 난민들은 진창이 된 들판에서 크잠이 비를 맞지 않고 상앗빛 소형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도록 비닐을 손으로 맞들어 천막을 쳤습니다.
마케도니아 국경에 있는 이 벌판에서 크잠을 위해 피아노를 놓아 준 사람은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비닐을 잡고 있던 아이는 크잠이 피아노를 배웠지만, 전쟁 때문에 중단해야 했다고 기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순한 공연이나 콘서트가 아니다"라며 "삶 그 자체이고, 전쟁을 극복한 예술"이라고 말했습니다.
크잠은 "3년 만에 처음 피아노를 만져본다"며 "그동안 너무 불안했는데, 오늘은 피아노에 다시 손을 올려놓을 수 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년 반 전 먼저 떠난 남편이 있는 독일로 계획입니다.
아이는 중동 난민이 거쳐 가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난민들과 머물렀으며, 난민들이 착용했던 1만여 개의 구명조끼로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기둥을 덮은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등 유럽 전역에서 난민을 위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케도니아가 국경을 폐쇄하면서 이도메니 난민 캠프에는 1만3천여 명의 난민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