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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공무원이 담보잡힌 보조금, 지자체 배상 책임없다"

박하정 기자

입력 : 2016.03.13 09:07|수정 : 2016.03.13 11:27


공무원이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대부업자에게 담보로 제공했더라도 소속 지자체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보조금 채권은 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인데도 이를 담보로 받아들인 업자의 잘못도 있는 만큼 지자체가 책임을 지는 '직무집행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대법원 3부는 대부업자 69살 윤 모 씨가 낸 소송에서 충북 진천군과 담당 공무원이 함께 6억 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을 깨고 진천군은 배상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진천군은 지난 2011년 우리들영농조합에 우리쌀 가공공장 건립지원비 명목으로 보조금 6억 7천 2백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영농조합은 보조금을 받으면 갚겠다며 윤 씨에게서 장비구입자금 6억 7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조금이 담보로 잡혔고 담당 공무원 59살 김 모 씨는 윤 씨와 영농조합의 '보조금 채권 양도양수계약서'에 개인 도장을 찍고 '진천군이 윤 씨에게 차용금을 직접 지불한다'는 각서도 써줬습니다.

윤 씨는 이후 영농조합 대표가 자살하고 진천군도 약속한 돈을 주지 않자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김 씨가 각서에 적힌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단은 유지했지만 진천군까지 책임을 나눌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보조금이 금전차용의 담보가 된다는 건 통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김 씨가 군수 도장 날인을 거부하고 개인 도장을 찍었는데 이는 공무원의 통상적인 직무집행 방식과 달라 정당한 공무집행인지 의심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윤 씨 회사 직원이 군청에 문의해 담보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은 점도 근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