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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퇴근길 뺑소니범 검거…경찰 초동조치 정석 지켰다

안현모 기자

입력 : 2016.03.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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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토요일 새벽 도로에서 승용차가 사람을 치고 내뺐는데, 마침 퇴근을 하고 집으로 향해 가고 있던 경찰관이 이를 목격하고 뒤쫓아가 운전자를 붙잡았습니다. 지난 주말 강청완 기자가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더 자세한 내용을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주인공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에서 3년째 귀빈 경호 싸이카를 몰고 있는 고병수 경정입니다. 인천에 사는 그는 잠시 처가에 들렀다가 귀가하는 중이었는데요, 시간이 늦어 컴컴한 밤이었고 길도 미끄러웠기 때문 앞차와는 충분히 떨어져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렴풋이 차로 위에 웬 남성 한 명이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큰일 났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지만, 이미 차량 몇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 한 대가 덜컹하더니 남자의 2, 30m 앞에서 멈춰 섰는데요, 당연히 운전자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따라 내리려 했지만, 그 차는 15초 정도 머뭇거린 뒤 냅다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고 경장은 잡아야겠다는 직감에 풀었던 안전벨트를 다시 메고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한적한 외곽도로라 목격자도 없을 것 같았고 차량엔 블랙박스도 없는 터라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각오로 2km 남짓을 쫓아갔습니다. 그러는 사이 운전대는 놓지 않은 채로 신고 전화도 걸었습니다.

[고병수 경장/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 112 신고를 하면서 차량 번호판과 차량 명과 색상을 얘기해주고 보조석으로 창문을 내리게 한 다음에 차량 정지하라고, 사람을 친 다음에 그냥 도망치면 어떻게 하냐고….]

추격 끝에 사고 차량을 세웠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70대 운전자는 앞서 간 SUV 차량이 먼저 친 것이고 자신은 쓰러진 사람을 밟고 지나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고 경장은 운전자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당부한 뒤 다시 한참을 달려가 SUV 차량까지 따라잡았습니다.

결국, 나중에 조사 결과 SUV 운전자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는 그렇게 뺑소니 용의자 두 명을 그 자리에서 잡아 관할 경찰에 넘겼습니다.

안타깝게도 차에 치인 30대 후반의 남성은 목숨을 잃었지만, 그나마 우연히 지나고 있던 고 경장이 당황하지 않고 몸에 익힌 대로 경찰의 교통사고 초동조치 매뉴얼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 덕에 뺑소니범이라도 빨리 검거할 수 있었던 겁니다.

고 경장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누구라도 자신과 같이 행동했을 거라며 말을 아꼈는데요, 요즘 CCTV나 블랙박스 같은 영상장치와 각종 과학 수사 기법의 발달로 경찰의 뺑소니 사건 검거율이 95%에 이른다지만, 역시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의 의지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퇴근길 뺑소니범 검거 경찰 초동조치 정석 '100%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