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을 1년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승부수로 '우클릭'을 선택했다.
그러나 중도층에 초점을 맞춘 올랑드 대통령의 정책에 집권 사회당은 물론 노동계와 청년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혼돈이 빚어지는 분위기다.
올랑드 정부는 고용과 해고를 쉽게 하는 친기업적 노동개혁 법안을 이달 말까지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사회의 '성역'과 같은 주 35시간 근로제에 손을 대고 고용을 유연화하는 내용의 이번 노동개혁은 '집토끼'인 좌파 지지층을 버리고 '산토끼'인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이를 두고 15% 안팎에 불과한 최악의 지지율로 고전하는 올랑드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경제회복을 돌파구로 삼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는 10% 이상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장기간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중도우파 진영의 대선후보로 꼽히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나 알랭 쥐페 보르도 시장에 맞서 중도층 쟁탈전을 벌이기로 했다는 진단이다.
브루노 코트레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는 FT에 "올랑드로서는 (우클릭을) 계속하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원을 향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만 이런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WSJ은 올랑드의 선택을 과거 중도좌파 성향이면서도 '하르츠 개혁'과 같은 노동시장 등 구조개혁을 추진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에 비교했다.
이 신문은 개혁의 대가로 재선에 실패한 슈뢰더와 달리 올랑드 대통령은 반대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랑드의 노동개혁 승부수는 좌파적 공약으로 당선돼놓고 지난 4년간 중도 또는 우파 성향의 정책을 추진해온 그의 '오락가락' 행보와 맞물려 비판을 사기도 한다.
FT는 올랑드 대통령을 '정치적 수수께끼'라고 묘사하면서 그가 과거 금융업계를 '적'으로 규정하고 부자 증세를 약속했다가 당선 후에는 공급 부문 개혁, 400억 유로(약 53조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일요일 상점영업 허용, 민영화 확대 등으로 좌파 진영의 분노를 샀다고 소개했다.
이번 노동개혁과 관련해서도 학생단체가 노동단체와 연대해 올랑드 정권 들어 처음으로 9일부터 대규모 전국 시위에 나서기로 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거센 분위기다.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인터넷 서명 운동에는 프랑스 사상 최다인 10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현지 일간지 르파리지앵 설문조사 결과 프랑스인의 70%는 미리앙 엘 코므리 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따 '엘 코므리 법'이라 불리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르틴 오브리 전 노동부 장관도 프랑스 일간 르몽드 기고문을 통해 "더 이상은 안 된다. (노동개혁 추진은) 단순히 5년의 대통령 임기 내 실패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프랑스와 좌파 진영을 약화시킬 준비작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1·2차 투표를 거치는 프랑스 대선의 특성상 1차투표라는 예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좌파 지지층 결집이 필수적이나, 벌써 '산토끼'만 바라보는 올랑드 대통령의 행보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프랑스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