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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알파고, 인간 이기려고 태어났다"

입력 : 2016.03.08 15:13|수정 : 2016.03.09 10:52


"(알파고 개발 목적은) 인간 모방이 아니라 인간을 이기는 것이었다" 알파고(AlPhaGo) 개발 책임자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이비드 실버 교수는 8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실버 교수는 "바둑은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진 복잡한 게임"이라며 "AI에서 바둑은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스는 경우의 수만 따져 판단하면 돼 그나마 쉬운 편이었다"면서 "그러나 바둑은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는 물론이고 매번 직관적으로 형세도 판단해야 해 매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IBM이 개발한 체스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Blue)는 이미 10년 전 세계 체스 챔피언을 꺾으며 인공지능의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통하던 바둑의 문턱도 비로소 넘게 됐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바둑기사' 알파고가 유럽 바둑챔피언 판후이를 5전 전승으로 제압한 것이다.

이제 다음 목표는 현재 세계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이다.

알파고는 9일부터 5차례에 걸쳐 이 9단과 세기의 맞대결을 치른다.

실버 교수가 내건 알파고의 무기는 2가지였다.

'가치망'과 '정책망'이라고 하는 일종의 네트워크 프로세스인데, 이들은 서로 얽혀가며 바둑판에서 상대 수를 읽고 확률을 측정해 다음 수를 두게 된다.

알파고는 그간 프로 5단 이상의 기사들이 둔 기보(바둑 내용을 기록한 것)를 모조리 학습했다.

최정상급 바둑기사가 1초에 100개의 수를 살필 수 있는 데 비해 알파고는 초당 10만 개의 수를 고려할 수 있다.

실버 교수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따낼 승률을 묻는 말에 "(알파고가) 아직 전문 프로기사 수준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다"며 "변수가 너무 많아 장담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을 앞두고 이 9단의 '플레이 스타일'(경기 방식)을 분석하지는 않았냐는 물음에는 "여러 기사들의 수십만 건에 달하는 기보를 학습했을 뿐 특정 기사의 기보만 연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버 교수는 "딥블루가 AI 연구의 원동력이 됐다면 알파고는 AI가 의학, 보건 등 다른 산업으로 확장해 결국 인간사회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비롯해 독일인공지능연구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코리아 등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과 청중들까지 총 3천여명이 몰렸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참석했다.

최 장관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지능정보화 사회"라며 "정보사회가 고도화하면서 생길 수 있는 일자리 상실 등 사회적 갈등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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