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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몸에 흰 얼굴, 그리고 눈 가장자리의 까만 둘레가 특징인 판다 한 쌍이 지난주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개월 전의 약속을 지킨 건데요, 판다는 중국의 외교 친선대사로서 의미가 있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매우 부담스러운 선물이기도 합니다. 한세현 기자가 기자이자 수의사의 관점에서 판다의 특성을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멸종 위기종인 판다는 주식으로 대나무를 먹는데요,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을 먹는 데에 쓰며 적어도 12.5kg 이상의 대나무를 먹어치우는 대식가입니다. 판다의 새로운 집이 된 에버랜드는 판다에게 먹일 대나무를 경남 하동에서 공수해 오기로 했습니다.
[강철원/에버랜드 판다 담당 사육사 : 우리나라 산지의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고요. 거기가 우리나라의 가장 청정 지역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신선한 대나무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하동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선정했습니다.]
판다의 소화기관은 4개의 위를 가지고 있는 초식동물들과 달리 간단한 위장과 짧은 소장으로 돼 있어 원래는 육식동물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백만 년 전, 기후 변화로 고기가 줄어들자 고기 맛을 느끼는 체내 수용체가 퇴화하고 미각을 잃어버리면서 대신 대나무만 먹는 초식동물로 바뀌게 됐다는 게 유력한 가설입니다.
왜 하필 대나무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판다가 살던 곳이 대나무 숲으로 무성해졌고, 다른 동물들과의 먹잇감 경쟁을 피하려고 그랬나 봅니다.
여기서 궁금한 건, 어떻게 그 덩치에 대나무만 먹고도 생존할 수 있느냐인데요, 한 학자는 이에 대해 판다의 위와 장 속에는 독특한 미생물이 서식한다며, 거기서 나온 효소가 대나무에서 에너지를 추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장내 미생물이 대나무를 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학자는 대나무처럼 질 낮은 먹이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엄청난 식성 때문이라고도 주장합니다. 많은 양을 먹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겨우 얻는다는 뜻입니다.
그렇다 보니 판다는 에너지 지출량이 움직임이 거의 없기로 유명한 세발가락 나무늘보와 비슷할 정도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도록 발달해 에너지 소비가 큰 뇌와 신장, 간 같은 장기의 크기는 작아졌고 대사 속도를 늦추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량은 줄었습니다.
이처럼 육식을 하던 판다가 대나무에만 의존하는 채식동물로 바뀐 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한 적자생존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판다가 외교 친선 선물로 선택된 이유도 어쩌면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취재파일] 판다는 왜 대나무만 먹고 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