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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상태로 치른 시험'…일상이 된 부정행위

스브스뉴스 권재경 PD

입력 : 2016.03.04 08:06|수정 : 2016.03.04 08:06






벌거벗은 청년 천여명이 속옷만 입은 채 바닥에 앉아있습니다. 무슨 가혹한 집단 체벌을 받는 건가 했더니 황당하게도 인도 비하르주에서 군입대 ‘필기시험’을 보는 현장이었습니다. 시험감독관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믿기 힘든 이 사진은 큰 논란을 불러왔고, 심지어 한 변호사는 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인도 비하르주에서 있었던 부정행위 실태를 보면, 이 시험감독관의 마음도 조금은 이해가 갑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초, 비하르주의 한 학교 건물을 찍은 사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벽'에 붙어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전부 학생들에게 커닝 쪽지를 전해주려는 학부모와 지인들이었습니다. 이 날, 비하르주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있었습니다.

현장에는 취재 카메라도 많았지만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커닝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이없는 상황에 전 세계적인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비하르주 교육장관조차 140만명이 넘는 학생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게다가 공정해야 할 경찰시험에서도 부정행위가 일어났습니다. 최근 비하르주에서 있었던 경찰시험에서는 무려 1,000명의 대리시험자가 체포됐습니다.

비하르 주가 특히 심한 편이지만, 인도의 다른 곳에서도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를 당연시 하는 인식까지 퍼져 있었습니다. 시험 중 부정행위를 해 끌려나가던 학생은 '커닝'이 자신의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인도 북부의 한 대학교에서 벌어졌던 일입니다. 

커닝이 자신의 권리라니,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걸까요? 인도의 시험 과정에 부정부패가 심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시험에 대한 불신과 박탈감을 느낀 많은 학생들이 커닝을 당연시 여긴다는 겁니다. 또한 인도의 치열한 입시환경과 좁은 취업문이 시험 부정행위를 부추기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시험 부정행위가 거의 일상처럼 받아들여지는 인도. 수험생 옷차림까지 정부가 규제해야 할 정도로 시험 부정행위가 인도에서는 커다란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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