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운영을 둘러싼 마찰 때문에 법의 판단에 명운을 맡겨야 할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는 2일 기자회견을 하고 부산영화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임기 만료 직전에 68명의 자문위원을 위촉한 것이 영화제 사무관리규정을 위반해 자문위원들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해촉할 것을 요구했다.
시는 이들 자문위원이 지난달 25일 열린 부산영화제 정기총회에서 발의한 임시총회 소집요구 역시 부당하게 위촉된 자문위원들의 요구인 만큼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는 부산영화제 측이 신규 자문위원 해촉과 임시총회 철회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강행하면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집행정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신규 자문위원의 자격을 인정하게 되면 이들의 주도로 임시총회를 열어 정관을 개정하는 등 부산영화제가 특정 인사들의 편향된 영화제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자문위원 위촉이 사무관리규정보다 상위인 영화제 정관에 명시된 집행위원장의 권한으로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즉 자문위원 위촉은 부산시장인 조직위원장이 포괄적으로 집행위원장에게 위임하는 전결사항이 아니라 정관에 보장된 집행위원장의 권한이라는 주장으로, 부산시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와 영화제 측 주장이 이처럼 맞서면서 자문위원 자격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자문위원 및 임시총회 집행정지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이 불가피하게 된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해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영화제 후원금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로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당시 감사원은 부산영화제의 국고보조금 등에 대한 감사를 벌여 부산영화제가 6천여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부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검찰에 고발할 것을 부산시에 통보했다.
검찰은 부산영화제 후원금 사용 등과 관련해 이미 부산시 직원과 후원업체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으며 조만간 영화제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으며 이미 성년이 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위상이나 규모가 출범 초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출범 초기 제정된 규정이나 정관은 물론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운영 절차 등이 지금과는 맞지 않는 불합리한 부분도 많다.
이를 바로 잡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영화제 간 빚어진 마찰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법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 사실은 부산시민이나 영화인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산시민은 "부산영화제의 위상에 맞게 행사 집행이나 운영이 투명하고 책임있게 이뤄져야 한다"며 "20년이 넘도록 묵묵히 부산영화제를 지원하고 아껴온 부산시민을 생각해서라도 부산시와 부산영화제 간 마찰이 원만하게 해결돼 100년을 갈 수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