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지속과 내수 위축의 여파로 올 1월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정부 전망치인 3.1% 성장률에 대해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경기부양 대책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금리인하에 대한 주문도 있었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같은 거시정책의 약발이 잘 받지 않는 상황인 만큼 정책여력을 비축하면서 구조개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태다.
미국부터 시작한 위기가 유럽과 중동을 거쳐 중국에까지 왔다.
문제는 그 중 어느 한 나라도 위기로부터 제대로 탈출했다고 할 만한 나라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경제가 조금 나아졌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찾은 것이 아니다.
위기가 그만큼 깊다.
비가 오면 우산을 써도 빗방울이 튈 수밖에 없다.
아무래 잘 대응해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수출부진이 지속하면서 과잉설비가 발생하고 이는 투자감소로 이어졌다.
수출부진이 내수부진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부진이 부동산 시장으로도 번지는 조짐이다.
주택거래량이 줄었는데 이는 주택가격 하락의 전조일 수 있다.
위기가 예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금융시장에서 갑작스러운 충격과 함께 찾아오지 않고 실물 부문에서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우선 통화당국은 금리 인하를 당연히 해야 할 듯하다.
재정 측면에서도 다양한 부양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내수 부양을 위해 안 해본 정책수단이 없을 정도라고도 한다.
부양책을 계속 해왔지만 그래도 자꾸 찾아봐야 한다.
부채가 소비를 짓누르고 있으므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푸드쿠폰'도 고려해봄직하다.
다양한 정책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재정부문이 그나마 여유가 있다.
이제는 정책 하나로 한 방에 문제가 풀리는 식의 정책해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 백웅기 상명대 교수 여태까지 거시경제수단을 다 동원했는데 지난 2년 동안 성과가 없었다.
수출, 내수는 부진이 이어졌다.
특히 수출 감소가 엄청나게 큰 충격으로 와 이제 3% 성장은 달성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앞으로 정부가 수정 전망을 할 텐데 거시경제수단과 같은 특단의 대책은 더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 또 다른 게 없으니까 거시경제수단을 내놓는 것이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구조조정이다.
지금은 체질개선, 근본적인 수술은 하지 않고 약만 주는 모양새라 회생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2월에 내놓은 경기 부양책, 투자활성화 대책도 반짝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반짝 효과도 미래의 것을 앞당겨서 하는 것이다.
현재는 정부가 미래의 것을 앞당긴다고 해도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때가 아니다.
재정 조기집행을 계속해도 효과가 없고 빚만 더 빠른 속도로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는 경기변동만 악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추경, 재정 조기집행 모두 뾰족한 수가 없었던 정부의 단골메뉴였다.
그러나 효과는 지지부진했다.
만성적으로 재정 조기집행, 추경을 쓰다 보니 오히려 소비절벽을 만들어내는 악영향만 있다.
결국 핵심은 정부가 재원 배분을 했을 때 생산성, 소득을 늘리는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구조개선이 필수다.
해양, 조선과 같은 분야의 좀비기업을 정리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오던 거대 기업, 거대 산업에 매몰되지 말고 새로운 분야를 찾아야 한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민간이 해당 분야를 찾고 정부는 새 분야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커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그쳐야 한다.
◇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지금 상황은 충분히 예견됐던 정도의 부진이다.
지난해 보면 3∼4분기가 계속 좋았는데, 그러다보니 전분기 대비로는 빠질 수밖에 없다.
정부도 어느정도 예상한 정도라고 본다.
1월 한 달 나왔는데 이것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올해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0.7%씩 4번이 나오면 연간 3% 이상 나온다.
0.5%씩 4번 나와도 2.4%다.
생산은 수출이 안 좋아서 다소 부진하지만 광공업 제조업 성장은 지난해부터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는 나름 괜찮았다고 본다.
2월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효과가 나기 때문에 1월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본다.
작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빠졌던 것을 소비진작대책으로 올렸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
더 빠질 곳이 없다.
서비스 생산도 어느정도 받쳐주고 있다.
투자의 경우 설비투자는 다소 부진하지만 건설투자는 좋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작년 분양이 많이 이뤄졌던 것이 이제부터 아파트 올리기 시작하면 건설투자로 잡히기 때문이다.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집계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국제유가가 작년 1∼2월 대비 40% 가량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량 기준이 중요하다.
작년보다 조금 빠질 수 있지만 확 빠지지 않는 이상 괜찮다고 본다.
금액 기준으로 보려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많이 빠지는지 봐야 한다.
금융시장은 환율이 올랐지만 어느정도 오를만큼 올랐다고 본다.
자본유출 걱정하는데 이 정도는 괜찮다.
경상수지가 1천억달러씩 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에서 해외 투자도 많이 한다.
우리가 심각하다고 느낄 정도로 빠진다면 외환위기 혹은 금융위기가 오는 상황일 것이다.
정부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5% 정도만 나오면 버텨야 한다.
그보다 안 좋다고 해도 2분기에 회복할 수 있으니 기다려야 한다.
작년 4분기나 올해 나온 경기진작책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봐야 한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만드는 5∼6월 가서도 안 좋으면 그때 진작책을 고민해해 한다.
내년 후년에도 대외 여건이 계속 안 좋을 수 있고, 언제 큰 일이 터질지 모르니 지금 이 정도에서는 힘을 쓰기 보다는 비축해 놔야 한다.
◇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작년 말 소비가 다소 회복되면서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지금은 경제 지표들이 뚝 떨어진 모습이다.
메르스 반등 효과, 소비 부양책 등의 효과의 일시적 측면이 컸던 것 같고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수출이 더 안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살아나던 소비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앞으로 경기가 다시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 경기 살리는데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경기 순환적 측면의 문제점이 아니고 잠재 성장률 하락,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등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3%대 성장률을 맞추려고 부양을 더 확대하는 것은 맞지 않다.
우리 성장 능력이 그 정도 안되는데 억지로 맞추려면 부작용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성장세가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력 제고 쪽으로 정책 무게를 옮겨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 방향은 구조개혁으로 잡혀있는데 본격적으로 실행은 안되는 상황이다.
구조개혁, 규제개혁은 하겠다는 얘기는 많은데 실감할만큼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또 내수 서비스 산업 부문에서 성장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이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감한 대책이 필요한데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경기를 부양하면 좀 살아나지 않겠냐는 생각에 근본적인 것에 손을 대는 것이 늦어지는 것 같다.
구조개혁 등에서 절실함이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 김정식 연세대 교수 아직 1∼2월이 막 지난 만큼 정부가 목표로 하는 올해 3%대 경제성장률 달성 여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데다 정부의 확대 재정정책 효과, 환율 변동 상황 등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재 상황을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감소로 인한 소비절벽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좀 줄어들면서 실업이 늘어나고 그런 면이 요인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소비가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봐야한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2월 설 연휴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소비가 좀 늘어날 수 있다.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소비를 늘리려면 빚에 의존해야 하는데, 대출 규제 때문에 빚에 의해 소비를 늘리는 일이 쉽지 않은 만큼 재정과 수출을 늘리는 데 신경 써야 한다.
환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등의 수출 대책도 필요하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3%대 경제성장 달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추경과 소비활성화 대책 효과가 끝나는 올 1분기에 내수 절벽을 잘 방어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지속돼야 하는데 현재 수치로 봐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부가 연초 부양책을 내놨었는데 강도나 타이밍이 좀 미흡한 측면이 있다.
작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때부터 추경 효과가 사라지는 올해 1분기를 걱정했지만 작년 12월, 올해 1월 경제지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너무 늦게 부양책이 나왔다.
1분기 내수 절벽을 완화하기엔 늦었다.
재정 조기집행이 효과가 큰데, 1분기 절벽을 막으려면 좀더 적극적으로 강화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중국 관광객을 더 유입하겠다는 대책이 있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그 정책이 강력히 추진된다는 느낌을 크게 받지는 못했다.
소비여력이 부족하면 외국에서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데, 대책을 좀 더 강하고 지속적으로 마련했어야 했다.
단기 부양책은 것은 경기·재정 쪽에서 경기가 확 꺾일 우려가 있을 때 이를 단기적으로 받쳐주면서 마중물 역할을 한다.
100원을 써서 100원 효과만 주면 쓸 필요 없다.
미래세대에 빚을 넘기는 것이 될 뿐이다.
지금처럼 장기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마중물 역할 하기가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미시정책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가야 하고, 재정을 쓰더라도 연구개발(R&D) 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