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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은폐의혹' 추기경 "교회, 많은 의혹 묵살…엄청난 실수"

입력 : 2016.02.29 16:06


사제 시절 성직자의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호주 출신의 교황청 추기경이 "교회가 많은 의혹을 묵살했고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바티칸의 재정 책임자인 조지 펠(74) 추기경은 2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가톨릭 내 아동 성학대 조사를 위한 왕립위원회(이하 조사위원회) 공청회에 화상으로 연결해 증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과거 호주에서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다뤘는지, 바티칸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을 변호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회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고 지금은 그것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회가 "호주를 포함해 여러 곳에서 많은 것을 망쳐놨고 사람들을 실망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추행 사건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피해자로서는 매우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며, 너무 많은 의혹이 묵살됐고 명백하게 수치스러운 상황에서도 의혹은 무시됐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성직자가 그런 행동을 부인하면 나도 그 부인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추행 사건은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호주 멜버른의 한 일간지는 최근 호주 경찰이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펠 추기경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바티칸 경제 사무국은 근거 없는 거짓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조사위원회에서는 펠 추기경이 1990년대 신부 시절 동료 사제의 성적 학대에 시달린 아동을 매수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아동들의 성추행 고발도 무시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펠 추기경은 애초 이날 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비행기를 탈 수 없다며 영상 연결로 증언하겠다고 밝혀 호주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펠 추기경은 지난해 12월에도 조사위원회에 출석하기로 했다가 불참해 피해자 가족의 분노를 샀다.

호주 정부는 가톨릭 교회와 학교에서 발생한 아동 성 학대 사례가 잇달아 폭로되자 2012년 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으로 옮기기 전인 2013년에도 가톨릭 교회에서 광범위한 아동 성 학대가 자행됐으며, 이에 대한 조직적 은폐가 이뤄졌다고 시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