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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억지 블랙프라이데이'…납품업체의 눈물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2.25 11:00|수정 : 2016.02.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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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년 연말에 정부 주도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했었잖아요. 그때 잘 되지도 않았지만, 정부 주도로 하면서 혹시 이게 납품업체들 팔을 비틀어서 억지로 하는 행사가 아니냐 하는 의심도 있었거든요. 이거 사실로 드러났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통의 백화점 세일 할 때는 두 세 달 전부터 협의를 해요. 어떤 물건을 세일 할 거며, 예를 들면 30% 할인을 하면 서로 얼마를 나눠서 부담할 거냐 이런 걸 얘기를 하는데, 그때 행사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런 협의가 없었고, 그래서 결국은 깎아주는 건 대부분 납품업체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의심을 했었는데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그때 납품했던 업체 100곳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한 70%가 "백화점은 안 했고 내가 결국 손해 봤다." 이렇게 대답을 했는데, 이런 이야기입니다.

원래 백화점은 물건을 팔면 30% 정도 수수료로 가져가요. 예를 들면 공장도 가격 한 4만 원짜리 물건을 가지고 와서 10만 원에 팔면 백화점이 3만 원, 30%를 가져가고 납품업체가 3만 원을 원래 버는 건데, 이걸 30% 세일을 하게 됐어요.

그러면 4만 원 빼면 3만 원은 남잖아요. 이걸 1만 5천 원씩 나누든가 해야 정상인데, 백화점이 "무슨 소리야, 내가 갑인데." 그러고 "나는 무조건 수수료 30%." 해서 2만 1천 원을 일단 먼저 가져가 버리는 겁니다.

백화점도 그러면 3만 원에서 좀 줄었네 생각하실 수 있지만, 세일 때는 그만큼 물건을 더 팔기 때문에 백화저점이 가져가는 전체 수수료 수입은 별 차이 없어요.

결국은 우리가 할인 받은 돈 대부분은 납품업체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다. 그런 조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얘기 한 번 들어 보시죠.

[납품업체 관계자 : 사실 10만 원짜리 하나 팔아서 저희가 만 원, 몇천 원 남는 지금 상황인데 이러니 뭐 할인하자고 하는 분위기가 있고 다들 동참할 수밖에 없고 저희 입장에서는 뭐 인건비도 안 남는 어려운 상황인 거죠.]

딱 저 세일 할 때 백화점이 어떤 데인데 자기 손해 볼 일을 할까, 생각했던 부분인데, 회사 물건은 막 팔리는데요, 만든 회사는 손에 쥐는 게 별로 없으니까 그야말로 눈물의 세일을 했던 셈입니다.

<앵커>

이 사정을 알고 보면 샀던 소비자들도 싸게 샀다고 좋아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같은 식이면 곤란할 것 같아요.

<기자>

정부가 올해도 저렇게 세일을 해보겠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럼 대책은 뭐냐, 유통업체들한테 그러지 말라고 권하겠다는 게 대책입니다.

그런데 그 말 안 들을 거라는데 1백 원 걸겠습니다. 할인 때 납품업체에 책임을 덮어씌우지 못하게, 법이나 규정으로 만들든지 해야지 갑질에서 납품업체들을 좀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게 말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이거 이번 달부터 다시 내린다고 하면서 1월에 차 이미 산 사람들한테는 냈던 세금 다시 돌려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거 대부분의 수입업체들은 안 돌려준다면서요?

<기자>

이게 찻값의 5%에서 3.5%로 낮췄으니까 1.5%는 돌려줘야 되는 게 사실은 맞는데 정부가 그렇게 발표를 해서 저도 전해드렸습니다마는 대부분 유명한 수입차 회사들이 "안 돌려 줄 건데." 지금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유는 우리는 이미 그 1.5% 지난달에 깎아서 팔았다고 주장을 하고 있는 거에요. 왜냐하면, 수입차 회사들 이야기는 차를 팔 때가 아니라 수입해서 들여올 때 이 세금을 내는데, 1월에 판 차는 작년 말에 이미 싼 세금을 내고 들여왔던 거라서 그걸 그대로 1월에 팔았다. 그래서 추가로 돌려줄 돈은 없다. 이런 얘기입니다.

문제는 그 말이 맞는지 확인이 안 돼요. 왜냐하면, 수입차가 얼마에 수입됐는지, 세금을 얼마에 냈는지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 차가 그 차가 맞는지 아닌지를 몰라요.

그러니까 수입차 회사가 수입가격을 공개를 안 하거든요. 이건 정부만 들여다볼 수가 있습니다. 1월에 수입차 산 사람이 1만 6천 명인데, 몇십만 원만 해도 조 대가 넘어가는 돈이고, 더 나가서 국가 세금이 제대로 걷히는지 이런 문제도 되기 때문에 당국이 이건 점검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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